멧돼지를 죽이지 마세요.
며칠 전에 서울에 나타난 멧돼지 한 마리를 생포가 어렵다는 이유로,
도심 한 복판에서 그대로 죽이는 장면을 방송 뉴스에서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
다.
도심을 소란스럽게 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맷돼지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그러지 않아도 근래 서울 도심의 지하철 등지에서는 자살하는 사람들을 막고
자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매일 약 32명의 한국인들이 자살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 15,000 명의 한국인들이 자살하고 있는,
지금 OECD국가들 가운데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입
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데,
도심을 소란스럽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인명을 해치지도 않은 동물을 버젓이
죽이는 일은,
이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자칫 생명 경시 풍조를 자아낼 수도 있으며,
은연중 내가 아닌 다른 생명체나,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를 하찮게 여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만중생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은
바로,
나와 우리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과 따로 떨어져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살율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이 때,
인생의 허무주의가 더없이 팽배해 있는 지금,
생명의 경이로움을 잃어가고 있는 요사이,
기계문명과 물질문명이 판을 치고 있는 이 때,
우리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우리 주의의 자연과 동물들,
한 생명 한 생명을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을 잃지 맙시다.
자기를 해치지도 않은 동물을 아무 생각없이 죽이는 장면을 보고 매우 가슴
이 아팠습니다.
멧돼지도 우리와 같은 한 생명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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