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시유지 방치하고 새땅 구입하는 데 거액 책정
포항시가 각종 문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시 자체 예산을 들여 이미 매입한 유휴부지를 활용하지 않고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신규 부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드러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시가 박물관 및 중앙 도서관을 건립키로 하면서 북구 양학동 소재 임야 2만㎡를 50여억원에 매입키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말썽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500여억원을 들여 남구 상대동 뱃머리 마을에 체육시설 및 문화컨텐츠 건립사업을 벌이기 위해 부지 22만㎡ 중 이미 상당부분을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
또 시비 400여억원을 들여 북구 환호동에 51만 6천㎡에 달하는 시민공원을 조성하고 남은 유휴 부지가 85만㎡에 달하는 등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가 시내 곳곳에 늘려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중에 목적 사업을 달성하고 남은 유휴 부지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또 다른 부지를 거액의 예산을 들여 매입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며 “수백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여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 시 재정 사정이 날로 악화되는 마당에 낭비성 예산을 들여 떠벌리는 것은 바람직한 시정운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포항시는 동해면 일대에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 조성에 부지 매입비로 117여억원과 박물관, 도서관 건립부지 매입에 50여억원을 각각 계상해 놓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시는 시의회 시정 답변 때마다 꾸준히 가용 예산이 적어 도로 개설 등 주민 숙원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늘려 있는 유휴 부지를 활용할 계획은 세우지 않고 막대한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 신규 부지를 새롭게 확보하려는 의도에는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 김모씨(52)는 “포항시가 주민 혈세로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문화사업을 운운하며 특정인 소유 땅을 비싼 가격으로 사주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이 아닌지 이해할 수 없는 시정 운영을 하고 있으니 정말 걱정된다”고 개탄했다.
“특히 포항시가 박물관과 도서관을 건립키로 예정한 양학동 부지의 경우 철로가 수 년 내에 철거 될 것으로 계획돼 있지만 현재로서는 진입로가 없는 곳이고, 또 그런 부지를 시가 매입하려는 내면에는 각종 의혹이 제기된다“며 ”지방 선거일을 6~7개월여 앞두고 남아 있는 유휴 부지를 활용할 방안책보다 땅 가진 특정인을 위시하여 해당동에 선심을 쓰려는 의도 등이 다분히 깔려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고 꼬집었다.
지난 24일 제 160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총무경제위원회 간담회에서 시가 2010년에 박물관 건립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가로 놓여 있는 철로를 걷어내지 않고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양학동 부지는 최소한 2014년 이후가 돼야 철도 이설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사업을 진척할 수 없는 곳이라며 의원들은 건립 예정 장소를 문제 삼았다.
또 이날 의원들은 박시장이 양학동에 박물관 등을 건립하라고 지시를 했는지는 몰라도 용역을 형식적으로 의뢰해 시가 양학동을 미리 선정해 놓고 끼맞추기식 용역 결과를 내놓은게 아니냐고 질타를 했다.
김성조 의원(장량동)은 “교통과 금융기관 등이 낙후된 양학동을 선정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박물관과 도서관 건립에 대한 용역은 양학동을 염두에 두고 실시한 것이며 양학동에 이미 건립된 체육센터는 양학 주민들만 이용하는 센터로 전락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이칠구 총무경제 위원장은 “최적지를 양학동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며 “용역을 지난 3월에 완료하고 11월에 와서 늑장 보고를 하는 이유가 무었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박물관 부지는 시청사 인근에 위치하면 시민들의 접근이 유리하기 때문에 최적지로 선정했던 것이다”며 “양학동 부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또 주민들의 문화시설 향유 및 지적 욕구에 부응키 위해 박물관 연면적 4천㎡, 도서관 6천㎡ 규모로 건립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는 내년도에 계속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 지방채 320억원을 추가로 또 발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포항시가 감당해야 하는 미상환 잔액이 1천600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포항시 재정 사정이 이러한데도 시는 순수 시비가 들어가는 사업 부지를 조급하게 매입하는데는 상당한 의구심이 따르고, 남아 있는 시내 곳곳의 유휴 부지를 활용하지 않고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규 부지를 사들이는 계획의 내면에는 내년 선거와 맞물려 이해 당사자들간 모정의 커넥션이 치밀하게 깔려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시가 계획한 부지 매입을 그대로 추진할지 주목된다.
<기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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