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일요일)은 경상도 마산에 사는 친구의 결혼식이었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저를 비롯한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10월 8
일 점심때쯤에 결혼식 장소인 진주로 출발했습니다.
그 날 저녁 멀리서 온 저희들을 대접한다고 예비신랑인 친구는 자신의 고
향친구들과 저희를 합석. 삽겹살 집에 술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친구
들은 결혼을 앞둔 친구를 축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술자리가 무르익
어갈 무렵, 저와 같이 내려간 친구 중 한명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예비
신랑의 고향친구와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금새 죽마고우처럼 친해지
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와 같이 내려간 친구가 흥에 겨워 장난을 치
던 중 팔을 뿌리치는 순간, 자신의 오른편에 걸려 있는 액자를 치게 되었
습니다. 너무 경황이 없어 잘은 생각이 안나지만 액자에 끼워져 있던 유리
인지 프라스틱에 친구의 오른손등은 그 조각이 박힐정도로 크게 다치게
되었습니다.
너무놀란 저희는 우선 급한대로 가까운 병원에 갔습니다. 해당 병원의 의
사선생님께서 자신의 병원에서는 처리할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하셔
서 다시 진주에 있는 경상대병원에 갔습니다. 저희는 경상대병원 응급실
에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어떻게 다쳤느냐는 말씀을 하셔서 친구는 별 의
미없이 유리를 쳐서 다쳤다고 했습니다. 그 후 경상대병원측에서는 환자
의 상처가 깊어 오랜 치료를 요하고, 환자의 거주지가 서울이므로 우선 응
급조치를 하고 서울로 가서 치료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
습니다. 하여 저희는 다음날인 10월 9일 친구의 결혼식이 끝나고 바로 상
경하였고 다친 친구의 집근처에서 제일 큰병원인 고대구로병원에 가게되
었습니다. 그 곳에서도(이 때는 제가 없어서 들을 얘기를 옮기도록 하겠습
니다) 어떻게 다친 것이냐고 경상대병원에서와 같은 질문을 하였고 다친
친구는 여기서도 별 의미없이 유리를 쳐서 다쳤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
데 지금에 와서 이 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친 친구가 자해를 해서 다쳤고 자해를 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보험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구로지점 장병환 이라는 분의 말씀 이셨습니다. 다친 친구는 국민건강보
험공단의 직원에게 어떤 이유에서 자해라는 판단을 하셨냐고 여쭤보았는
데 그 이유인즉, 경상대병원의 차트와 고대병원의 차트에 유리를 쳐서 다
쳤다고 되어있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판단으로도 자해라는 결론을 내
려 보험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습니다. 앞뒤 정황 또는 그 때 자리를 같이 했던 증인들
도 수두룩한데 단지 병원차트의 몇글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자신의
판단으로 어찌 그러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정말이지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친구를 축하해 주러 그 멀리까지 찾아가 자해를 한다구
요?
다친 친구가 상해보험같은 것에 들어있어 보험금을 타려고 그렇게 했을까
요?
아니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그 멀리까지 가서 자해를 했을까요?
다친 친구는 보험이라곤 국민건강보험 딸랑 하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오랫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태워하다 6개월
전 조그마한 무역회사에 입사하게 됐다며, 이젠 홀로계신 어머니께 그나
마 효도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던 그 친구가 자해를 했다구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그리고 구로지점 장병환님 정말 어처구니 없습니다.
조금만 앞뒤 정황을 살피셨다면 이러한 억울한 상황은 없었을텐데요. 친
구인 제가 다 열이 올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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