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비자금 수사
● 앵커： 공기업의 고질적인 비리가 또 터져나왔습니다.
한국전력 직원들이 하도급 업자로부터 조직적으로 리베이트를 받아 상납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해 ９월 한국전력의 하도급 업자 김 모씨가 한국전력 직원 ５명에게 각각 통고서를 발송했습니다.
이 ５명은 김 씨의 공사현장에 감독관으로 파견됐던 사람들입니다.
김 씨는 통고서에서 공사대금의 ５％를 내야 하는 과도한 리베이트 관행 때문에 자신의 회사가 부도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그 동안의 관계를 생각해 형사고발은 하지 않겠지만 리베이트로 받아간 １억 ７０００여 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편지를 받은지 하루 만에 한전 직원들이 김 씨 집을 찾아왔고 문제의 돈을 자신들만 받아 챙긴 게 아니라며 액수를 깎아달라고 호소했다고 김 씨 가족은 말했습니다.
● 김모 씨 (사업자 김씨의 형)： 윗사람들한테 절반 이상 다 갔고 자기가 이걸 돈을 다 만들어야 하니까 굉장히 어렵다， 막 울더라고요.
● 기자： 그러나 김 씨가 완강히 나오자 일주일 만에 １억 ７０００여 만원을 모두 돌려줬다고 김 씨측은 밝혔습니다.
● 김모 씨 (사업자 김씨의 형)： 은행에서 바로 찾은 것처럼 묶여져 있는 걸로 １억 ７０００만원이라고 그래서 쇼핑백 ２개， ００７가방 하나...
● 기자： 한전 감사실은 직원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또 업자에게 돈을 돌려 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 한전 감사팀장： 어떻게 걷었다까지는 말씀을 못 드리고 하여간 １억 ７천여 만원을 맞춰서 준 것은 사실입니다.
● 기자： 한전측은 그러나 받은 돈의 액수가 알려진 것처럼 많지 않으며 구체적인 감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당사자들은 아예 취재에 응하지 않았거나 명확한 답변을 피했습니다.
● 리베이트 수수 의혹 관련 직원： 조사를 해 봐야 알죠.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래서 제가 판단을 못하겠어요.
● 기자：사실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 거 아닙니까？
● 리베이트 수수 의혹 관련 직원：회사에서 사실이라면 어떤 결정을 취하겠죠.
● 기자： 경찰은 한전직원들이 공사현장에서 리베이트를 받아 조직으로 상납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ＭＢＣ뉴스 이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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