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을 위탁받은 산림조합 간부들이 2억원대의 방제약품을 빼돌려 되팔아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소나무 재선충이 그동안 쉽게 박멸되지 않은 채 전국으로 확산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29일 부산지역 각 구·군청으로부터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을 위탁받은 뒤 재선충 방제농약과 솔수염하늘소 예방농약 등 방제약품을 빼돌려 되파는 수법으로 2억7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부산시산림조합 상무 최모(49)씨와 과장 권모(42)씨를 구속하고 조합장 주모(68)씨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공모한 산림조합 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이 빼돌린 농약을 헐값에 다시 사들인 농약 납품업자 김모(50)씨에 대해서도 업무상 횡령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상무 최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방제약품 가운데 소나무 재선충 방제농약과 솔수염하늘소 예방농약 850상자 조달청 납품가 1억800만원 상당을 빼돌려 농약 납품업자 김씨에게 2500만원의 헐값을 받고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3월 중순 부산의 한 구청과 6200만원 상당의 농약을 구매하는 방제사업 위탁계약을 맺은 뒤 실제로는 1800만원어치의 농약만 납품받고 세금을 뺀 나머지 3800여만원은 업체로부터 현금으로 되돌려받아 500만원씩 나눠갖고, 800만원은 회식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발주처인 구·군청에 방제약품을 전량 사용한 것처럼 보고하고도 자체 비밀창고에 방제약품 1000상자 시가 1억2000만원 상당을 빼돌려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적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방제약품 구매하는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 등을 속이고 필요 약품량을 과다계상하거나 실제 구입한 약품보다 적게 사용하는 수법으로 약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 3월 말까지 부산시산림조합 측은 모두 5억원 상당의 재선충 방제농약을 구입한 뒤 실제 방제에 사용한 양은 2억7000만원 정도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산림조합 간부들이 방제약품을 빼돌렸으니 그동안 소나무 재선충이 제대로 박멸될 수가 있었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
77935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