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본회의서 한나라당 물타기 전략에 밀려 부결-기초노령연금은 가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총대'를 멨던 국민연금 개혁이 참여정부에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더 내고 덜 받는'식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정부는 보건복지부안을 기초로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통과될 것을 내심 기대했으나 한나라당이 의원입법으로 별도 수정안을 내는 바람에 표대결까지 거쳤지만 두 법안 모두 법안통과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묶음'으로 여겨졌던 기초노령연금법안은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된다.
◇참여정부 연금개혁 실패=정부가 국민연금법 개정을 재추진 하려면 입법예고부터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를 다시 거쳐야 하는 관계로 연내 법개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2월 부임 이후 '연금개혁을 하다가 돌에 맞아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뛰어다녔던 유시민 장관의 노력도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이날 본회의에 맞춰 총동원령이 내려졌던 복지부는 허탈감에 휩싸였다.
최원영 복지부 보험연금정책본부장은 "낭패스럽고 절망스럽다. 향후 국민연금 개혁작업을 어떻게 할지는 재논의 해봐야 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는 전날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유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이 공동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법안통과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소득이 없었다.
한나라당의 '물타기'로 국민연금 개혁이 무산됨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 작업도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자로 자동 폐기된 정부안은 보험료를 현행 소득의 9%에서 2009년부터 0.39%씩 매년 올려 2018년까지 12.9%까지 인상하는게 주 내용이다. 연금 수령액은 연평균소득의 60%에서 50%로 줄이도록 돼 있었다.
◇기초노령연금은 '햇빛'=이날 예상을 깨고 통과된 기초노령연금은 하위소득 60% 이내 노인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70세 이상자에게, 65세 이상 노인은 내년 7월부터 월평균소득의 5%(8만9000원)가 지급하는게 골자다.
기초노령연금은 당초 국민연금 개혁을 하면서 한나라당이 '사각지대' 해소를 주장하면서 논의된 법안이었지만 본말이 뒤바뀐 격이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노인 표를 의식해 정치권이 만들어낸 블랙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기초노령연금은 정부재정에서 지출되기 때문에 정부는 그 만큼의 재정부담도 지게 됐다.
한편 국회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질환이 심한 노인에게 2008년 7월부터 보험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년 보험료는 건강보험료의 4.7%로 정해졌으며 중증 질환을 앓는 노인을 모시는 가입자가 신청을 하면 등급 판정을 거쳐 보험혜택을 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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