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사회]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구로구가 예산 1억여원을 들여 성적우수 학생을 위한 논술·구술 영재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공공기관이 공익을 외면하고 일부 주민들에 영합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8일 구로구가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극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액과외에 나섰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구로구에 요청했다.
구로구는 지난 5일 ‘스카이(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을 향한 몸부림’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관내 6개 고등학교에서 성적우수 학생 60명을 선발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논·구술 영재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문·이과 30명씩 학교장 추천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15명씩 4개반으로 나뉘어 영재수업을 받는다. 총 운영비 9600만원 중 일부는 유명 사설학원의 논술강사 초빙에 쓰일 예정이다.
전교조는 성명에서 “공공기관이 1%도 안되는 극소수 학생을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혈세를 들여 사설학원처럼 논술 과외를 해야하는지 의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다른 자치구와 입시경쟁을 불러일으켜 소외지역의 박탈감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의 김정명신 공동회장은 “공공 예산을 특별한 학생들을 위해 쓰는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다.
구로구측은 “필요한 학생에게 교육지원을 하겠다는데 왜 비난받는지 모르겠다”며 “영재반 운영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구로구의 영재반 운영을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선택제’ 탓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역 자치구들이 해당 지역의 비선호 학교를 줄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시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구로구의 정책을 탓하기 전에 지역간 소모적 경쟁을 유발하는 고교 선택제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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