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쁜 기업
IMF 이후 무리한 사업확장이 좌초되자 기업들은 R&D나 투자를 게을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로지 환율 덕분에 수출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수출기업들만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반면 대다수 서민은 정리해고로 경제력을 상실하여 소비가 침체되고 국내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나쁜 기업은 높은 이윤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용을 늘리지 않았다. 임원들을 비롯한 신입사원들의 임금만 대폭 상승시켜 진입장벽을 만들고 나홀로 부를 독식하기에 이르렀다.
나쁜 기업은 투자나 사업확장보다 오히려 자산시장에만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4년간 땅값만 80% 이상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나쁜 기업은 나아가 보수언론을 선동하여 감세정책을 공공연히 주장한다.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하고도 세금내기는 싫은 모양이다.
2. 나쁜 정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시행하였다.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착취하면서 고용을 줄이고 실업자들만 쏟아지므로 정부가 각종 공공사업을 무리하게 시행하여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2000년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도 공무원수만 증가시켜 일자리를 어느정도 마련한다. 정부의 비효율과 몸짓 부풀리기에 상관없이 대학 도서관들마다 소위 '공시족'들로 넘쳐났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고용문제 해결은 결국 세금이었다. 의미없는 공공사업이나 이보다 황당무계한 공무원 증가라는 터무니없는 정책이 가능했던 이유도 세금을 퍼부어 억지로 일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결국 나쁜 기업이 고용을 늘리지 않으니 나쁜 정부가 기업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또는 빌려서) 비경제적인 방법으로 실업자들에게 나눠주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러나 이제 환율 덕을 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는 날,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침체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나쁜 기업은 부동산투기만 알았지 R&D와 투자를 게을리 했고, 나쁜 정부도 국민의 세금으로 생색내기 바빴지 성장잠재력인 이공계를 부활시키지 못했으므로 둘 다 책임이 크다.
중국, 인도 등이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선진국도 최첨단 기술을 개도국에게 양보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의 방황과 의미없는 논쟁들은 언제 끝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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