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에 겪은 일을 올려봅니다.
급한 용무로 PC방에 들어가 금연구역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잠시후 나이
어린 학생이 제 옆자리에 와 앉아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더군요. 폐결핵을
앓았던 저는 담배연기에 굉장히 민감한 터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
다. 결국 저보다는 열 살 이상 어려보이는 학생에게 공손히 "이곳은 금연
구역이니, 흡연구역으로 가서 하시면 안되겠습니까?"라고 얘길했지요.
그 친구는 기분이 상한 듯 피우던 담배를 종이컵에 꺼버리면서 자기도 흡
연구역에 가고는 싶지만 자리가 없기때문에 금연구역에 왔다더군요. 험악
한 인상을 쓰면서... 성질 같아서는 한소리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어쨌든
담배를 꺼버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이상 얘기할 것도 없이 급한 용무를
빨리 마치고자 하였습니다. 잠시 후 다시 담배를 꺼내 피워대더군요. "왜
여기서 담배를 피우시죠? 이곳은 금연구역이잖습니까? 제가 폐가 안좋아
서 그러니까 담배 좀 피우지 말아주시죠."라고 얘길 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쳐다보지도 않고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xx 금연구
역에 앉게 된 것도 xx 열받는데 xx . 좋아. 대신에 내가 두 개 필 시간에
한 개 피면 서로 공평하겠지? 못 참겠으면 당신이 나가면 되지". 아~ 그
때 기분은 글로 표현 못할 만큼 더럽더군요. 도저히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젊은 친구의 대화에 질려서 급한 용무고 뭐고 상관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
습니다. 카운터에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PC방 주인에게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안 취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우
리가 재떨이를 비치해 놓으면 불법이지만, 손님이 종이컵 등 개인용 재털
이를 직접 챙겨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이런 인간들이 있냐 싶어서 더이상 대화를 안하고 PC방에서 나왔습니
다.
제가 겪은 일을 사실대로 써보았습니다.
일부 흡연자의 배려심 없는 행동으로 인해, 세상의 제도가 배려심 많은 다
수의 흡연자들까지 옥죄도록 강화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흡연
자의 권리를 주장하기에는 아직도 공공을 위한 애티켓이 결여된 흡연자
가 많습니다.
흡연자만이 할 수 있는 "남에게 피해 입히기 사례"를 볼까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워 주변 사람들을 불
쾌하게 만들기.
-버스가 도착하면 피우던 담배를 아스팔트 위에 던져 버리고 승차하기.
-담배 피우면서 끓어오르는 가래침을 땅바닥에 뱉기.
흡연자들의 에티켓 지키기 운동이 먼저 일어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 정도의 공공질서가 확립이 된
다면, 금연구역의 확대가 계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금번 PC방 등의 금연구역화는 정말 반기고 싶은 일입니다.
여전히 흡연자의 권리를 운운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만,
솔직히 지금까지도 흡연자의 권리보다는 비흡연자의 건강에 대한 권리가
더 무시되고 있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 흡연 자체의 문제에 대한 얘기입니다. 세금 부과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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