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환경영양평가를 위해 환경부 조사단이 지난 7일 현장조사에서 나섰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며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7일 천수만 B지구 내 현대건설 사옥에서 환경부 직원을 비롯해 승인기관, 태안군 부군수, 민간인전문가 등 13명이 참석하여 열린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조사단은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현실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여 과연 이들이 국내 최고 권위자라 할 전문가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사단은 현지조사에서도 무려 4백4십2만4천여평이나 되는 부남호의 면적을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한 시간이 채 1시간도 되지 않았으며 당시 부남호에서는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으나 조사단의 어느 누구도 현지의 수질이나 수생태계에 관해 관심을 보이는 이가 없었다.
이에 조사단이 돌아간 다음날 지역주민들은 환경부의 이 모 과장을 비롯해 당시 참석했던 전문가들에게 전화로 항의하자 “기업도시개발의 초안서 설명을 들었을 뿐이며 조사를 하러 간 것은 아니다.”라며 해명했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잇따르자 “정확한 조사를 하여 평가에 반영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은 현대건설측의 관계자 박 모 부장을 만나 부남호가 5급수라고 주장하는 이유와 준설 외에는 방안이 없다고 고집하는 건 많은 양의 매립토가 필요하기 때문은 아닌지 묻자 “부남호가 5급수라는건 자료에 의해서이며 준설이유는 오니층을 수거해 매립제로 활용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현지에 나가 조사를 해본 결과 현재 부남호에서는 그동안 서식하지 않았던 빙어. 참게 등 대부분이 1~2급수에서나 서식하는 어종들이 많았으며 여기에서 잡히는 어류들은 하루 약 500kg에서 1톤 정도로 전국으로 팔려 나가고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의 주장대로 부남호의 수질이 5급수라면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작물과 어류들은 모두 폐기처분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주민과 보건소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을 비롯한 농작물, 어류 등을 먹고 지금까지 탈이 난 사람이 있었는지 확인하였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취재진은 현대건설에서 수질과 관련한 용역을 받아 부남호가 5급수라고 주장하는 한서대 환경공학과 이영신 교수에게도 전화 인터뷰를 통해 5급수의 물에서 1~2급수의 수질에서만 살 수 있는 어종들이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묻자 이 교수는 “나는 수질개선에 관해서만 관여 했을 뿐이다.”라며 “그곳에서 어떤 어종이 살던지 관심없으니 알아서 하라”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한편, 현지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현대건설에서도 부남호의 전체가 5급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상,중,하류층의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며 4백4십2만4천평의 넓은 면적중에 단 몇만평의 구간이라도 1~2급수의 수질이 있다면 자연그대로 보존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기업도시가 만들어 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지 주민 박 모 씨는 “우리는 기업도시를 반대하려는게 아니며 수생태계의 파괴를 최소화하여 자연 그대로의 멋과 가치를 높이고 세계 최고수준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만들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기업도시 개발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은 심사숙고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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