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의식주를 걱정하는 수몰주민들의 “처절한 생존을 위한 외침”을 짓누르고 이제 한탄강 물줄기는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홍수조절용 댐건설 이라는 명제아래 휘몰아치던 무차별 주민몰이도 한숨으로 긴 밤을 지새우며 울먹이며 한숨짓던 이웃의 어르신들도, 평생을 지켜온 터전이 중장비의 굉음과 더불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뒤로한 체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우리가 정겹게 바라보고 우리를 포근히 감싸주던 삶의 터전은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마음의 고향으로 물속으로 잠길 것입니다. 한탄강댐건설로 인하여 인간이면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와 선택권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이중삼중의 고통과 슬픔을 안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나가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를 바라보면서 그들이 죽음의 망루를 오르면서 느꼈을 증오와 상대적 박탈감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매년 되풀이되는 가슴 아픈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사회적 성숙과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용산참사의 사회적 관심은 그들을 사지로 몰고 간 원인과 방안강구에 대해서 할애하기 보다는 수건돌리기식 책임전가와 화재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강 건너 불구경 하며 지켜봅니다. 불과 얼마전 국회 안 에서 해머와 소화기를 동원하여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정치인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비극의 현장에 얼굴을 내밀고 문상을 하고 대책운운 합니다. 하지만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결코 죽으려고 시너를 가지고 망루를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며 살기위해서 오른 그곳에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 것입니다. 개발 아래서 이해가 엇갈리는 계층이 생겨나고 경직된 분배의 원칙에 따라 가진자 의 이동과 없는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직하고 온순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을 하루아침에 도시빈민층으로 전락시키고 목숨을 담보로 처절한 생존권 장으로 몰고 가 결사적으로 저항하도록 방치하는 제도는 이제 개선돼어야 합니다.
한탄강댐 건설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곳의 상황도 없는자와 있는자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라놓고 있으며 타지로의 이주를 할 수없는 절대 빈곤층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죽음의 망루가 아닌 한탄강투신으로 마무리 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함이 이곳에 잔존합니다.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던 우리에게 한탄강댐건설사업은 가혹한 시련이며, 생존에 대한 다급함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만, 소리 없는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한탄강댐 건설사업 주관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직된 보상방법과 수몰민의 안정적인 생계대책에 대해서는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또 다른 사회적 문제와 비극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수몰주민의 이주자선정 탄원에 대하여 국민권익위원회 의 시정권고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순박한 수몰주민을 홀대하며 명도소송을 통하여 죽음의 강가로 밀어붙이고 억울하면 소송하라며 윽박지르고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합니다. 공기업 수자원공사 법무팀의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숨도 못 쉬게 몰아붙이지만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는 일념으로 소송으로 맞설 것입니다. 추운겨울 분노와 절망으로 흐르는 핏빛 한탄강, 한국수자원공사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감사원 감사를 통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한탄강댐제1대책위원회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