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숙인들은 인간도 아니다. 강아지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분하고도 서러웠다. 그렇지 않아도 아픔이 많은 사람들인데 국가의 녹을 먹고 국민을 섬기도록 직임을 받은 공무원들 한테서도 이런 푸대접을 받다니 비참한 마음을 금할길이 없었다.
어제 밤 2시 30분경에 쓰러진 노숙인을 살리기 위해 119로 신고를 했다. 구급차는 빨리 왔다. 그러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몹시 속이 상하고 말았다. 이유인즉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의 파워게임 때문에 노숙인은 방치된채로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힘없는 노숙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행려환자라는 증을 파출소에서 발급받아야 구급 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조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파출소 직원에게 증을 발급 받으러 가면 구급대원더러 환자를 싣고 파출소로 오라한다. 구급대원에게 가서 파출소로 오라한다고 전하면 구급대원은 파출소 직원이 현장에 나와서 보고 발급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러는 동안에 노숙인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가를 다시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언젠가 TV를 통해 119 구급대원들의 신속함과 친절함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부잣 동네의 강아지가 아파 119를 불렀다. 그들은 신속히 출동하여 친절과 정성으로 그 강아지를 데리고 갔다. 그들의 섬김과 봉사를 보며 참으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어젯밤의 일을 보면 물론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라고 생각하려 했었지만, 전에 TV에서 그들이 행한 봉사는 보이기 위한 전시봉사였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들에게 그런 봉사정신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노숙인을 섬기는 자로서 소방소 서장과 경찰 서장에게 권면하고 싶다. 구급대원들과 경찰관 간에 잘 협조가 이뤄지도록 지시를 해주면 고맙겠다. 그리고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부탁 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다. 그것은 경찰만이 발급할 수 있는 행려환자 증을 구급대원이 발급해도 되도록 허락을 하든지, 아니면 구급차를 경찰에게 주어서 경찰들이 출동하여 증을 띠고 병원으로 직접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본다. 그렇게 하여 이런 아픔을 당하지 않도록 했으면 고맙겠다. 또한 술취한 사람들이 대부분 길가에 쓰러진채로 방치해 놓으면 동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취한사람이라 할지라도 구급대원이 이송조치를 해 주었으면 고맙겠고, 병원도 취객을 받아들여 돌보아주었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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