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뇌물수수 또는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전주지검에 의해 구속된 경제사범들이 변호사수임료를 마련하기 위해 또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영장실질심사 전후단계의 변호사 수임료가 일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 5월 김제시청 고위공무원 비리의혹사건과 관련, 변호사 선임비 명목으로 산림조합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김제시청 백모 국장(58)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시청공무원 A씨(46·구속기소)를 통해 지난 2월 하순 산림조성공사 등의 발주를 담당하는 공무원 B씨와 김제산림조합으로부터 변호사선임비 등의 명목으로 2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검찰의 문화재 발굴용역비리 수사 과정에서도 일부 피의자들이 변호사선임비 명목으로 법인운영비를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조사결과 도내 C문화재연구원 이모 연구실장(41·구속) 등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형사사건 착수금 명목으로 법인운영비 수천만원을 임의사용했다는 것.
이같은 행태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수 경제사범들이 청렴성과 성실성을 요구받는 사회지도층인사들인데도 불구, 자신의 변호권을 위해 횡령 등을 일삼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수사를 통해 피의자-변호사간의 수임료 규모가 일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재발굴비 편취수사 과정에서 이씨 등 2명이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으로 2200만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 이는 변호사업계 불황 등의 여파로 변호사 본안소송 수임료가 200만원 이하로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액수라는 게 변호사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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