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많이 받았나=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1인 기부금 최대 한도액인 5백만원을 납부한 고액 기부자를 21명이나 보유, 여권 실세임을 보여줬다. 친노(親盧) 직계로 분류되는 염동연 의원에게 5백만원을 기부한 사람도 14명이나 됐다.
5백만원 고액 기부자는 특히 경제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에게 집중됐다. 최인기(건교위), 이종구(재경위), 이계안(재경위), 서갑원(산자위), 김맹곤(건교위) 의원도 5백만원 고액 기부자를 각각 13~18명씩 뒀다. 납부자 1인이 낸 후원금 평균금액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민주당 이정일 의원은 1인 평균 기부액이 4백25만원이나 됐다. 납입자 수는 47명에 불과한 반면 모금액은 2억원이나 돼 주로 고액 후원자 위주로 후원회를 꾸린 셈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총 3,556명으로부터 1억5천6백만원을 모금해 1인 평균액 4만4천원으로, ‘소액다수’ 위주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선관위가 공개한 명단은 납부자의 직업이 대부분 모호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창일 의원은 직업을 ‘무직’이라고 적고 5백만원씩 기부한 고액 기부자가 2명이나 됐다.
◇기부자와의 업무 연관성=고액 기부자 중에는 상임위 피감기관이나 의원의 출신 업종과 관련된 임원들이 적지 않다. 이는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을 통해 의정활동을 지원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일종의 ‘로비’로 작용할 소지도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관직으로 옮겨간 뒤인 지난해 12월 주만길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으로부터 5백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국회 산자위 소속 이광재 의원은 오강현 가스공사 사장에게 1백30만원, 김진모 강원랜드 대표에게 1백40만원,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에게 3백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았다. 국회 재경위원들에겐 각종 기업체 사장들의 후원금이 쇄도했다. 이계안 의원은 이호군 비씨카드 사장으로부터 1백50만원, 황영기 우리은행장으로부터 2백만원을, 이종구 의원은 나응찬 신한지주 회장으로부터 1백50만원,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으로부터 2백만원을 각각 받았다.
건교위 소속 ㅈ의원의 경우 유관기관인 감정평가협회 직원 5명의 명의로 4백90만~5백만원씩 후원금을 쪼개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ㅈ의원측은 “18년간 부동산 관련 강의를 해 개인적 친분이 있을 뿐 상임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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