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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통난 김영란법 속임수 -- 호떡집에 불난 국회

‘김영란법’이 통과된지 하루 만에 국민의 원성이 쏟아졌다. 적당히 국민을 속여 국회의원을 봐주는 법을 통과시키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기치지 말라는 원성이 불어닥쳐 국회는 호떡집에 불난듯 어수선했다.

샤태가 심각해지자 여야는 몰랐다는 듯이 김영란법 보완입법 가능성을 내비치며 불 끄기에 나섰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입법 보완 가능성을 내비치며 “당의 국회 법사위, 정무위,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통화와 방송에서 “검찰권 남용 우려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며 “검찰권 남용을 막기 위한 부대의견이라도 달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운데)가 4일 위헌 시비가 거센 김영란법 통과와 영유아보육법 부결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북새통에서도 여야는 정신 못차리고 시민단체를 넣어야하는데 빠트렸다며 물타기 작전에 빠진듯 했다.

국회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무조건 돈을 받으면 처벌한다고 하는 과잉금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호한 부정청탁 기준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홍 의원은 “(부정청탁 기준과 맞지 않아) 정확하게 잘 알 수가 없는 사례와 경우의 수도 너무 많다”며 “이 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게 되면 한계나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언론인이나 사립교원은 포함됐는데 기타 변호사나 의사, 시민단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처벌대상 사례금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조항도 개정 대상으로 지목된다. 전날 김영란법 처리 직전 법사위에서는 이 같은 10조1항에 대한 위헌성이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헌법상의 위임입법 권한을 벗어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여야 의원은 물론 김영란법을 만들어 제출한 국민권익위 이성보 위원장도 이를 인정했지만, 법사위는 오후 본회의 처리를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법안을 수정하지 못한 채 부랴부랴 처리했다.

법 적용 대상은 여전히 시비를 낳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초 취지가 공직사회의 부패구조를 뽑기 위해서라면 거기에 맞게끔 공직자를 한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4일 국제회의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내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에게 유리하도록 빠져나갈 조항을 넣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오해의 여지가 있는 만큼 국민이 비판하지 않도록 서둘러 빨리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