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박형숙 기자]김용갑 한나라당의 의원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산자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김용갑 의원은 의사봉을 없애고 여야 의원들의 회의테이블 거리를 좁히는 등 변신을 꾀하더니 이번에는 국회의원 특권의 상징인 금배지를 없애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23일 '국회의장님, 국회도 바꿔볼 수 없을까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금배지 자체가 국회의원들의 특권의식을 상징하고, 가슴에 다는 순간 국민들과는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금배지를 없애자고 공개 제안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과거 총무처장관 시절, 국무위원들의 배지를 없애려 했다가 좌절된 경험을 예로 들며 "국회의 권위는 올바르게 입법활동을 하고 정당하게 정부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획득되어 지는 것이지 금배지를 단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국회의원 복장착용의 유연성에도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꼭 본회의장이라고 해서 넥타이를 매야 하고 상임위 회의장에서 정장을 갖춰 입어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임위에서는 날씨가 더울 경우 상의를 벗고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윤리강령 중 품위유지에 관한 조항으로 인해 의원들은 관행적으로 본회의장이나 상임위회의장에서 웃옷을 벗지 않아왔다.
또한 상임위 회의장의 여야 좌석 구분을 없야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임위의 경우 "굳이 여야를 가르는 것이 회의의 효율성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야를 섞어 앉는 것이 민생을 위한 정책을 여야가 함께 제안하고 법률을 심의하는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국가 안보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다 보니 국회 안팎에서 소위 '보수'로 불리는 사람이지만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개혁이라는 것은 작은 것부터 그리고 가능한 것부터 우리들의 몸가짐을 낮춰가는 노력"이라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강경보수로 통하는 김용갑 의원과 정형근 의원이 최근 잇따라 변신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 의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무조건적인 대북 비료지원을 촉구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한나라당 혁신과 관련 소장파는 수구적 인물의 용퇴를 주장하며 '인적 청산'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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