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나 뺑소니 사고를 낸 운전자의 자동차보험에 붙는 할증보험료가 인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타인의 생명을 위협한 중대 과실자에게 보험료 할증폭을 내려주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과 사고경력자들의 손해율이 낮은 만큼 적정보험료 부과 차원에서 할증폭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LG, 동부, 동양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A등급 중과실 운전자에 붙이는 특별할증료를 종전 50%에서 25~30%까지 낮췄다. B등급은 40%에서 15~25%로 낮췄고, C등급은 30%에서 5~10%, D등급은 10%에서 0~5%로 대폭 인하했다.
특별할증요율은 중과실이나 보험사고를 낸 운전자들에게 벌칙 형태로 붙이는 보험료 할증을 말한다. A등급은 음주운전 및 뺑소니 사고, 위장사고 및 범죄행위사고 등 죄질이 가장 나쁜 중과실을 저지른 경우 적용되고, B등급은 3회이상 사고를 냈거나 중앙선침범 등 10대 중과실 사고, C등급은 2회이상 사고나 상해등급 8~10의 대인사고, D등급은 상해 11~14등급의 경미한 사고를 낸 경우 각각 적용된다.
특별할증요율이 적용되는만큼 기본보험료에 추가로 부가되기 때문에 특별할증요율로 조정되는 보험료 폭은 상당히 넓다. 예를 들어 기본보험료가 100만원인 경우 특별할증요율 A등급으로 50%의 할증료를 더 내게 된다면 연간 부담할 보험료는 150만원이 된다.
특별할증요율은 일종의 페널티 성격이 짙지만 보험사들은 보험료 할인 경쟁차원에서 특별할증요율을 인하하고 나섰다. 한번 중과실을 저지른 운전자들은 조심운전을 하게 돼 사고를 덜 내고 손해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료를 인하할 여지가 많다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보험의 왜곡된 할인할증제도때문에 무사고기간이 긴 운전자들의 손해율이 높게 나타나고 사고 경험이 있어 보험료 할증을 받은 운전자들의 손해율이 낮게 나타난다"며 "또 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조심운전을 하면서 손해율이 낮아져 보험료 인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는 음주운전과 뺑소니 운전자의 보험료를 깍아주는 것은 지나치다는게 중론이다. 자칫하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근거로 현대해상은 A등급의 특별할증요율을 조정하지 않았다. 물론 현대해상도 특별할증 B~D등급의 할증료는 인하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고를 낸 운전자들의 손해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고자에 대한 할증폭을 인하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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