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지금의 금융 정책은 빚 있는 모든 사람을 궁지에 몰고 거기에
더하여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파탄자로까지 몰고 있다.
나는 직업이 교사다. 형제의 보증을 잘못 써서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한 때 교사가 보증 서면 대출이 쉬웠고 은행마다 대출하라
고 전화가 오고 그랬었다 . 사업하는 형제의 애끓는 부탁을 냉정하
게 거절해야 옳았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지 않는다. 피를 나눈 형젠
데....고통도 함께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안 갚겠단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버스비 외엔 용돈도 거의 안
쓰며 갚아가고 있다.
그런데 은행이나 카드사가 자신들의 손실만을 불안해 하며 한 때
성실한 소비자였고(결국 그 소비자들 때문에 돈 벌지 않았나) 또
언젠가는 성실한 소비자가 될 채무자들을 무슨 범죄자 취급하며
도덕적 해이 어쩌구 하는 것을 보면 역겹다. 나는 내가 도덕적으
로 문제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더구나 남의 돈 갚지 않고는
내가 불안해서 발 뻗고 못 잘 것 같다.
도덕적 해이는 기업과 정부에 더 어울리는 말 아닌가?
과거 IMF 때도 경제 위기가 국민들의 과소비 때문인 것처럼 설쳐
대더니...
그리고 갑작스러운 전액 상환 요구, 한도 하향(아예 0으로)조치는
잘 해보려는 대다수 채무자들의 삶 자체를 흔들고 궁지에 몰아
고양이를 물게 만든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과거의 악덕 대지주도 지금의 대기업보다는
양심이 있었다.
머리 나쁜 정부와 특히 금감위는 월급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불안감은 반감을 낳고, 결국 포기 아니면 공격을 낳겠지.
그 많은 채무자가 삶을 포기하는 상황을 아무 대책없이(대책
이라는 건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바라봐야 하는 사회가
정부가 있는 사회인가? 무정부 상태와 뭐가 다른가?
지금까지 과도한 채무나 악덕 추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
민이 몇 명인지 정부는 통계나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조그만 구멍이라도 좋으니 구멍을 만들어 두고 쥐를 쫓아라.
하물며 그것이 인간일 때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걸 금융기관에
지도하고 강압하는게 금감위 아닌가? 유연하게 권고하여 들을 우리
나라 기업들이 아니라는 건 당신들도 잘 알 것 아닌가?
"감독"위원회라는 이름이 붙었으면 거기에 걸맞는 활동을 하라.
"감독"의 의미를 모르는가? "감독"이란 감시하고 지시, 명령하며
제재를 가하는 일이다. 금융 기관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채무자를 범죄자 취급하지 않도록 감독하고, 갑자기 한 마디 예고도
없이 전액 상환, 한도 0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감독하는 것,
그게 금감위의 역할이다. 국민들이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 줘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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