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국가정보원이 금융기관에 맡긴 90억 원을 횡령한 농협 전 직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범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는 국정원의 차명 계좌에 들어있던 9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전 농협 직원 지 모 씨(59)와 최 모 씨(41)를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정년 퇴직한 지 씨는 농협에 재직하던 2000년 8월부터 2002년 1월까지 국정원의 차명 계좌 2곳에서 각각 60억 원과 30억 원을 인출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 씨는 축협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98년부터 문제의 계좌들을 도맡아 관리해 왔고 지 씨가 돈을 인출하면 직장 후배인 최 씨가 이를 건네 받아 주식에 투자해 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농협은 지난 달 예금액이 모자란다는 국정원 측의 신고를 받고 자체 조사를 한 결과 횡령 사실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의 조사도 함께 받고 있다.
국정원측은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지난달까지 돈이 제대로 관리돼 온 것으로 속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농협에 예치된 돈은 잡지를 발행하는 모 협회 이름으로 예치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씨 등은 원금 90억 원에 이자 30억 원이 붙어 총 120억원인 국정원 돈이 4개 통장에 나눠 예치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정원은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직원들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떼어 모은 상조회 기금이며 국정원 예산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자금 규모가 워낙 커 정확한 자금 성격을 파악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농협 직원 1명이 은행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지씨 등의 횡령을 도운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농협은 자체 조사에서 지 씨 등이 거액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후 이들이 주식에 투자하고 남은 11억 원을 돌려 받았다고 밝혔다.
〈미디어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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