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금융보험비리 > 은행·카드사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하 ‘생색내기’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이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잇달아 현금서비스 최저 수수료율 인하에 나섰으나 최고 수수료율은 동결하거나 되레 올려 ‘생색내기용’ 수수료율 인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높아 최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우량 회원들은 전체 회원의 10% 안팎에 불과한 데다 현금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늘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다음달 13일부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연 11.25~26.8%에서 연 8.0~27.4%로 변경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에게 적용되는 최저 수수료율을 3.25%포인트 낮췄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의 최고 수수료율은 0.6%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특히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 연 3~4%의 취급수수료를 고객들이 부담하는 것을 감안하면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들도 최저 수수료율이 두자릿수를 넘게 된다. 기업은행은 또 2개월 이상 1년 이내 할부 때 적용되는 수수료율도 연 9.0~19.5%에서 연 8.6~21.0%로 변경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의 최고 수수료율의 인상폭이 더 커지게 됐다. 연체기간 10일 초과 때 적용되는 연체요율도 27%에서 28%로 1%포인트 올렸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연 18.72~25.52%를 적용하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지난 2월부터 신용도에 따라 연 9.9~26.9%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저 수수료율은 무려 8.82%포인트 낮아졌지만 최고 수수료율은 1.4%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부터 카드회원 등급을 기존 5등급에서 9등급으로 세분화해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을 연 15.99~27.99%에서 연 9.90~27.90%로 변경해 최저 수수료율을 6.09%포인트, 최고 수수료율은 0.09%포인트 낮췄다. 최저 수수료율은 큰 폭으로 내린 반면 최고 수수료율은 소폭 인하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까지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 중 현금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연 7.7%로 내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도 신용도가 높은 고객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연 7.9%까지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현금서비스 이용에 앞서 은행이나 카드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에게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알아본 뒤 이용해야 한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는 은행과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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