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회사나 보험회사 등의 신규 사업 인가 신청에 대해 관례적으로 늑장 처리해 논란
이 일고 있다.
1일 금감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3개월 이내에 마무리 하도록 돼 있는 인가업무를 금감원은 평균 5개
월 정도 걸려 처리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업무 인가를 신청한 금융기관은 인가가 늦어질 경우 사업 계획에 큰 차질
을 빚는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감독 당국이라 불만을 제기하기도 힘들어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
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지난 1월24일 금감원에 신탁업 인가를 신청했으나 3개월을 넘긴 이날까지 예비인
가를 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4월 중순 신청서를 보완하라는 금감원의 통지를 받고 부랴부랴 4월30일 서류를
다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상 빨라야 5월 초에나 예비인가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비인가 후 본인가까지 40여일이 걸린 교보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사례를 볼 때 미래에셋생명
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다 해도 6월 말에나 본인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업 인
가 신청에서 본인가까지 5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이는 민원사무 처리 법률이 정한 3개월을 훌쩍 넘긴 것이다. 이 법에는 업무 인가 신청에 대해 요건
충족을 잠정적으로 인정하는 ‘예비인가’는 60일, 정식으로 인정하는 본인가는 30일 이내에 처리하
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 3월16일 신탁업 인가를 취득한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도 본인가를 받기까지 5개월
가까이 걸렸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0월25일 신탁업 인가를 금감원에 신청해 올 2월2일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후 4
일 만에 본인가 신청서를 만들어 2월6일 금감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전산설비 등에 대한 실사를
거쳐 3월16일 본인가를 얻었다. 신청서를 제출해 본인가를 받는데 4개월 20여일이 필요했다.
지난해 10월 말 신탁업 인가를 신청한 대한투자증권도 지난 3월16일 교보증권과 함께 본인가를 받기
까지 5개월 정도 기다려야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인가 업무를 처리하는 기간이 길어 신사업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면서 “인가가 늦어지면 전문인력 활용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다른 영업권을 인가받아 영업하고 있는 증권사나 보험사가 신탁업을 신청할 경우
겸영이기 때문에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 등의 의견수렴과 제출 서류에 대한 심사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면서 “인가 업무 처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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