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금융보험비리 > 국민은행 ‘잔꾀’ 실적발표 빈축

국민은행이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보도자료와 기업설명회(IR)에서 불리한 수치를 대부분 누락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언론과 투자자들에게 일시적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국내 최대 은행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다.

3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3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와 IR자료를 보면 3·4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처럼 보인다. 국민은행은 “3·4분기 중 6천7백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올들어 3·4분기까지 모두 2조2천5백81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다”며 “이익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연간으로 각각 1.60%, 21.83%를 기록했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5.01%에 이르러 국내 최대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분기와 지난해 3·4분기와 비교한 실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IR자료에서는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23.5%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해진 형식에 따라 수치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재무제표에는 마이너스(－) 수치가 넘쳐났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3·4분기 순이익 6천7백81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9천3백87억원)에 비해 27.8% 줄어든 것이다. 또 2·4분기의 순이익(7천7백70억원)에 비해서도 12.7% 감소한 것이다.

올들어 3·4분기까지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도 3조2천3백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감소했으나 보도자료에는 빠져 있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IR자료는 매분기 같은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어 전분기와 지난해 같은 기간과의 비교가 가능하다”며 “고의적으로 불리한 수치를 누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이날 국민은행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3,000원 떨어진 7만4천9백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주기자 [email protected]〉 7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