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속의 체르노빌
‘파이낸셜 타임스’지의 서울 특파원 포드는 위싱턴의 어떤 정치분석가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지적했다 “ 받아들여질 수 있는 투표결과에 관한 컴퓨터모델을 작성하기는 매우 쉬울 것이다. 이것을 국민이 생각하는 투표성향, 지역적, 계급적, 연령적 배경,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중에 일어난 사건들을 감안하여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모델로 득표차의 규모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같은 모델은 아마도 주요 선거구들의 투표결과를 교묘하게 맞춰 눈에 띄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승리를 가져다 주도록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능숙한 프로그래머 한명이 컴퓨터에 엑세스할 수 있는 암호를 입수하여 한 후보자의 득표수 중 일정비율을 다른 후보자에게 귀속시키도록 컴퓨터에 지시한 후 ‘뚜껑문( trapdoor)'을 제껴 버리면 ( 요컨대 그 동안의 기록을 말소시켜 버리면) 이같은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도시정책연구소의 ‘선거감시’ 프로젝트는 프리스턴 대학의 두 컴퓨터 과학자 에드워드 및 스트라우스의 연구결과 등에 기초하여 “ 지난 20년 동안에 걸친 컴퓨터 계표방식의 등장은 종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규모의 선거사기와 비행의 가능성을 조성해 주었다.”고 결론짓고 있다.
다수의 현직 선거관리 공무원들은 동의하지 않지만 ‘선거감시’ 프로젝트는 랜드사의 선임연구원 웨어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다. 웨어는 이를 보다 극적으로 설명한다. 즉 전자투표제도의 취약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 마치 캘리포니아주에 리히터8도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시간문제인 것처럼, 일부선거에서 체르노빌 사건이나 스리마일 섬의 재해(역주: 원자로 사고)와 같은 것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의문의 여지없이 추론적인 이같은 시나리오를 좀더 연장해 보자. 특정한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기술자. 프로그래머. 시스템 종합전문가들이 특정한 상원의원을 ?아낼 목적으로 컴퓨터를 ‘손질’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해 보라. 또는 전자투표함이 정당이나 기업체가 아니라 외국세력의 간접적인 비밀통제하에 놓이게 되는 경우를 상상해 보라. 각 선거구에서 극소수의 ( 눈에 띄지 않는) 득표수만 가감하더라도 선거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못한다
입후보자는 조심해라.
앨빈 토플러의 “ 권력이동” (한국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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