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좌파 통합 위해 김근태 대선 불출마
범좌파 대통합에 장매물을 제거하는 결정으로 판단돼
조영환 편집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2일 갑작스레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간 이후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하고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온 몸을 던질 것이다. 내게 남은 기득권이 있다면 전부 던질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김대중의 훈수에 따라 범좌파세력이 다시 민주당과 합치는 데에, 김근태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의리를 일단 (전략적이든 본질적이든) 접고, 백의종군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어서 그는 “열린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배신감을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내가 지겠다. 대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 역시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혀 국민들이 좌파정권에 분노한 사실과 좌파세력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2007년 대선을 대한민국의 10년 미래를 가르는 분수령이라고 규정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열린당의 당적을 벗고 대통합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벌판으로 달려가겠다. 모두가 결단하면 통합을 이룰 수 있다. 6월까지 결단하면 시간의 장애물을 함께 넘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김대중이 지휘하는 범좌파의 대통합에 자신이 전력투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동영 전 의장과 더불어 열린당 창당에 핵심적 주역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탈당과 동시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범여권 좌파세력은 통합의 기폭제를 마련하려고 할 것이다. 사실 1-2%의 지지도를 가진 김근태 전 의장의 대선불출마가 별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그러나 그가 미칠 범좌파 대통합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면 뉴스거리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철저한 냉소와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김근태의 열우당 탈당과 대선출마 포기는 범좌파 대통합에 일정하게 영향을 끼치면서, 범좌파의 통합이 더욱더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열린당 정세균 의장이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대통합 권한을 위임받은 마감시점이 오는 6월 14일이므로, 열린당의 와해는 기정사실화 되었다.
이제 김대중 세력의 '데릴 사위'로서 호남세력과 좌파세력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버림받은 데릴 사위가 되었다. 이제 노무현의 친위세력만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따로국밥처럼 열린우리당의 허물어진 문간방을 지키면서 김대중 세력의 데릴 사위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이제 열린우리당은 해체되고 범좌파세력은 민주당에 안면몰수하는 통합의 구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범여권 좌파세력은 김대중의 닥달에도 불구하고 "도로 새천년민주당"으로 회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우파세력을 배반하고 민주당 좌파세력이 좀더 순수한 좌파정당인 열린우리당을 만들려던 시도가 우파적 국민들의 저항으로 실패했는데, 이 분당과정에서 배반을 당한 민주당 우파세력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김대중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친노세력과 국정실패 책임자는 대통합에 함께 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도 다 민주당 좌파세력에 대한 민주당 우파세력의 이유 있는 저항이다. 민주당에 있는 조순형, 김경재, 한화갑 등은 김대중의 눈치를 봐가면서도 여전히 우파적 성향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당의 창당 주역이자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근태 전 의장이야말로 박상천 대표가 배제하려는 제1의 대상이다. 김근태는 열린우리당 안에서도 북한 핵무기 실험 와중에 개성에 가서 춤추고 노래한 골수 좌익이다. 이런 골수 좌익 김근태를 이념적으로 보아서 박상천은 범민주세력의 통합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김근태를 비롯한 좌파세력이 우파적 잔재를 가지고 있는 민주당을 폐기하고 좀더 좌경화된 열린우리당을 만들었지만, 국민적 저항으로 열린우리당은 다시 민주당에 기생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김근태는 자신의 독자적 좌경화 행각을 접고 일단 김대중에 전술에 따라 열린우리당을 버리고 민주당에 기웃거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또 현실적으로 국민여론을 보아서 노무현 정권의 실패에 핵심인물인 김근태까지 포용하면서 범여권은 통합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장애물인 김근태가 스스로 물러나서 퇴로를 열어주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쉽게 대통합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의 탈당과 대선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 대통합을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이 하나 제거된 것으로 범여권은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김근태가 탈당을 하든, 대선출마를 포기하든, 대통합에 전념하든, 범좌파세력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국민들은 김대중-노무현을 필두로 한 범좌파세력을 퇴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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