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혹 송파, 광진 28일 2차 재검표
투표함 관리 기표방향 등 문제점 불구 접는 분위기 대선 이후 전자개표기에 대한 불신이 불거지면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수개표 촉구 운동이 이뤄졌고, 한나라당이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1월 27일 일부 지역의 투표구가 재검표에 들어갔지만 의미있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재검표 개시 직후 제주에서 이회창 후보의 표로 분류된 100장 묶음이 실제로는 130표로 나타나는가 하면, 부산에서는 100장 묶음의 표 다발이 실제로는 177표로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있다는 각 상황실 보고가 들어오자 시민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은‘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오후에 들어서면서 혼표가 발견되면서도 그 숫치가 미미하다는 등의 보고가 들리자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히면서도 풀이 죽은 분위기로 침체되기 시작했다.
오후 3시경에는 오류표가 100여 표에 그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한나라당이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속보형태의 오보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이회창 표다발 속에 노무현 표 혼표도
부정선거대책위 상황실장인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8시 50분경 한나라당 당사 내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에게 “여러분들 마음이나 제 마음이나 똑같다”면서 “한 점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시간이 걸려도 재검토 검증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합뉴스의 소송취하라는 기사에 대해서는 “3시경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고, 한 기자가 ‘특이한 사항이 없다면 재검표 종료 후 소송취하 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문해 ‘아무 조작의 흔적이 없다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한 것을 연합뉴스에서는 거두절미하고 ‘소송취하’의 기사로 내보내게 된 것”이며 “제가 취하를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송파구 마천동에서 선거인명부와 투표지를 대조한 결과 투표지가 선거인명부보다 133장 더 나와 (불법)대리투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15개 개표소에도 각 투표소마다 선거인명부와 투표지 대조를 요구했으며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리투표로 인정할 것”이라며 불법선거로 몰고나갈 수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불법 대리투표 의혹이 일고 있는 송파구와 광진구는 1월 28일 10시에 부분적 재검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전체적으로 다시 재검표하자”며 결과에 승복을 못하겠다고 한 반면, 해당 법관은 “그럴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고집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가망 없다”는 식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한발 빼고 있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문제가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 "지켜보자" "행동하자" 평가 분분
한편, 재검표 상황을 방청하거나 한나라당 당사 내에서 종합상황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의혹이 있었던 것도 있으니 시민운동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자”는 행동파 시민들과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시민들이 이견을 보이며 재검표 결과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모습이었다.
서울지법 북부지원에 방청객으로 참석했던 여대생은 “잘못된 것을 목격했는데 한나라당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울먹였으며, 주권찾기 시민모임의 한 회원은 “동부지원에서는 투표지의 기표 방향이 일정하게 확인돼 이의를 제기했으나 선관위 직원이 저지했으며, 법관도 이의를 무시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기도 분당의 재검표 상황을 지켜본 한 시민은 “개표함의 상황이 조작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정이었다”며 “투표함이 미봉합되거나 투표함(박스)이 불량인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투표함에는 투표위원장의 사인이 아니라 선관위원장의 도장이 찍혀 이의를 제기했으나 속전속결로 진행시키자며 이를 묵살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월 27일 20:00 상황] 송파구 투표용지가 투표인명부보다 많이 발견 돼 파문이 일고 있다.
동부지방법원에서 실시중인 재검표 과정에서 송파구의 선거인명부와 투표용지수를 대조하던 중 이같은 사실을 발견한 한나라당 참관인들은 현장에서 참관을 이끌고 있던 맹형규 의원등과 함꼐 강력 항의한 뒤 담당 변호사와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밤 8시 현재까지 한나라당 참관인단이 발견한 투표지와 투표인수의 불일치는 잠실 2동, 마천 2동 등에서 투표용지가 투표인명부보다 더 많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잠실지역은 투표지와 투표인수간 불일치 표수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마천 2동은 130표가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례는 명백하게 해명이 되지않을 경우 "부정선거 또는 조작이 있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정도로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접한 시민들은 "이제는 의혹을 넘어 확실한 부정선거 사례를 잡았다"며 이제는 재선거로 가야한다는 성급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송파구와 광진구 등에서 투표지가 더 많이 나오는 사례가 발견되자, 다른 지역도 이처럼 정밀 확인하면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검표가 끝난 표에 대한 재확인을 요구할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중앙당 상황실도 이같은 보고를 접하고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확한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16대 대선 재검표 실시중, 서울 송파구 개표구의 재검표가 오후 4시경 일시 중단되는 진통을 겪다가 20여분만에 다시 진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송파구의 개표중단은 상당수의 개표구에서도 지적된바 있는 투표지 기표 방향이 일정하게 찍힌 것 때문.
▲ 시민들이 한나라당사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개표구에서도 이 같은 점이 발견됐으나 그냥 넘어간 반면, 송파구에서는 시민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상 증후가 아닌가 하는 이의제기로 잠시 논란이 있었다. 이런 징후가 나타난 곳은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실시된 광진구, 성동구, 송파구 등 3곳.
송파구의 일시 중단 소동은 재검표를 실시하던 중 노 후보의 100매 묶음 중에 27표가 동일한 방향으로 기표가 돼있는 표다발을 발견한 한나라당측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진촬영을 시도하자, 방청을 하고 있던 민주당측이 이를 막는 과정에 사소한 분쟁이 일어나 개표가 중단됐다.
동부지원에서 3시간 지켜봤다는 L씨는 “동부지원에서 지켜본 결과 노 후보의 표 가운데 기표 방향 일치가 2장 또는 3장씩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 후보의 표는 기표 방향이 365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연속적으로 유독 노 후보의 표에서만 같게 나타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씨는 “이미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후보의 표는 나둔 상태에서 노 후보의 표에서만 수를 맞추기 위해 조작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송파구 재검표 현장에 나가있던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법원에 증거보존신청을 제기했지만 재판장은 “그렇게 나올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를 기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에서는 그 후로도 한나라당과 선관위측 참관인들의 논쟁이 이어졌다. 투표함 봉인상태가 문제로 지적됐다. 선관위측은 이동과정 중 파손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투표함 박스 안에 투표지가 묶음으로 들어있는 1개 다발의 봉투에 각인이 찍혀 있지 않아 실랑이가 있었다. 한나라당 측은 투표지를 묶은 봉투를 테이프로 봉합한 다음, 테이프와 봉투 사이에 각인이 찍혀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참관인이 “왜 각인이 찍혀 있지 않느냐”고 선관위 참관인에게 물어 선관위측은 “원래 처음부터 각인이 돼 있지 않았다”고 했으나 집중 추궁이 이어지자 “했다(각인을 찍었다)”고 번복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각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지 다발들이 발견됐다.
다음은 당시 송파구 재검표 현장에서 방청객으로 있다가 재검표 중단상황을 전해줬던 A씨와의 일대일 문답이다.
-송파구는 언제부터 재검표에 들어갔나?
9시 30분이 예정시간이었으나 투표함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투표함의 봉인상태가 허술한 점이 참관인들에게 발견돼 증거사진을 찍으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선관위의 실랑이로 지연돼 11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송파구의 경우 투표지 기표 방향이 일정하게 찍힌 것에 의문을 가졌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그런 이상 증후가 발견됐나?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다가 점심시간이 지난 후 유심히 살펴보다가 기표 방향의 일정함을 알게 됐다.
-한나라당 참관인들이 발견한 것인가?
처음에는 방청석에 있던 한 여성이 “이상하다. 왜 사람인자 모양이 똑같지?”라고 의문을 제기해 알게 됐다. 마치 한 명이 찍은 것처럼 연속적으로 기표방향이 같아 한나라당 참관인과 시민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실랑이가 시작됐다.
-다른 재검표 현장은 방청객들이 현장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송파구는 방청객 입장이 허용됐나?
아니다. 방청객 입장이 허용된 것이 아니고, 8∼9개 정도 되는 재검표 테이블 중에 3개의 테이블이 방청석에서도 볼 수 있도록 가깝게 돼 있어 지켜볼 수 있었다.
-실랑이가 일었다고 했는데, 몸싸움도 있었나?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다. 이 후보의 표는 기표 방향이 모두 다르게 나왔지만 유독 노 후보의 표에서만 3장, 4장 연속적으로 기표 방향이 같게 나왔다. 아마 일부러 그렇게 찍기도 힘들 것 같다. 한 두번도 아니고 여러 번 나왔다. 27장이 동일 방향으로 나온데는 의문이다.
-현장에 민주당 참관인들도 있었나?
원래 피고측과 원고측, 즉 선관위와 한나라당 참관인만 참여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번 소송에 민주당도 관계가 있어 재판장이 “민주당도 2명 정도는 참관해도 된다”고 승낙해 민주당 참관인도 있었다. 또 방청석에도 민주당 참관인이 2명 정도 있어, 총 4명 정도가 있었다. 그런데 민주당 참관인들은 한나라당이 이의를 제기하려고 하면 시비를 걸고, 못하게 막으려고 했다.
-재검표가 잠시 중단됐었는데 언제 다시 시작됐나?
20여분 지체되다가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문제가 계속 생겨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곳은 벌써 다 재검표를 마친 곳도 있으나 우리는 절반 정도 진행된 것 같다(당시 5시).
-그외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나?
투표함 봉인문제가 지적됐다. 이동과정 중에 파손된 것이라는 선관위의 설명이 있었다. 어찌됐건 투표함을 오픈시키면, 100매 정도의 묶음의 다발이 서류봉투 같은 곳에 들어있고, 그 봉투에 종이테이프를 바른 다음 테이프와 봉투 사이에 각인이 찍혀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게 찍혀있지 않아 한나라당 선관위가 이의를 제기했다. 처음에 선관위 참관인들은 “처음부터 각인을 찍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계속 추궁하니까 그때서야 “했다(각인을 찍었다)”고 말했으나 그 후 투표함 봉투에는 각인되지 않은 것들도 발견됐다. 즉 선관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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