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방송 SBS만 왜 달랐나?
[미디어오늘 2003-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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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9일 방송사들의 대통령선거 개표방송과 관련해 방송계 일각에서 SBS의 개표집계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SBS 개표집계의 신뢰성에 의문이 일고 있는 것은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을 때의 총개표수가 KBS, MBC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KBS의 경우 오후 8시 35분경(개표율 35.2%) 처음으로 노후보가 이후보를 앞질렀다고 보도했고 MBC는 8시 40분경(개표율 31.1%)에 역시 노후보가 역전했다고 보도했으나 SBS는 8시 44분이 넘어서야(개표율 34.6%) 노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문제는 개표율은 방송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노후부가 이후보를 앞서나가던 당시 총개표수가 KBS와 MBC는 비슷하게 나온 반면 SBS는 무려 40만 표가 차이가 났던 것이다.
KBS와 MBC는 개표율에 있어서는 4% 정도의 차이를 보였지만 노후보가 이후보를 앞서 나갈 때의 총개표수는 360만표 대로 비슷했다. 하지만 SBS는 400만표가 넘어서면서 노후보가 이후보를 앞질렀다고 보도해 개표집계 결과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났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당일 개표방송을 할 때 KBS는 투표함 단위로 개표율을 계산해 타 방송사에 비해 높게 나왔고 MBC와 SBS는 실제 개표된 표를 기준으로 개표율을 계산해 조금 낮게 나왔다”면서 “하지만 개표율이 차이가 있다고 해도 선관위의 전자개표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이상 노후보가 역전하던 순간의 총개표수가 40여만 표나 차이가 났던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방송사 관계자 또한 “개표율과는 상관없이 당일 선관위와 방송사들의 집계에서 노후보가 역전을 할 때 개표수는 대략 360만 표대였다”면서 “SBS만이 400만 표대에서 뒤집어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BS 선거방송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선관위 공식집계보다 SBS 개표수가 높게 나왔던 것은 선관위 공식자료 외에 자체적으로 조사요원을 내보내 취재한 것을 개표수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SBS만 400만 표대에서 노후보가 역전한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왜 그랬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초반 개표 때 이회창 후보 지지표가 많이 나온 점 그리고 개표 진행 도중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직원들의 개표집계 보고를 중단하고 선관위 집계를 활용한 것 등이 반영돼 늦게 역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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