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개표비리 > 멕시코 좌파후보측 “재검표 때까지 수도 점거”

멕시코 좌파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모든 투표용지가 수작업으로 개표될 때까지 수도 멕시코시티를 봉쇄하자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이에 지지자 수십만명이 소칼로 광장과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는 레포르마 대로에 텐트를 세우고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재검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소칼로 광장에 운집한 2백만여명의 지지자들에게 “연방선거재판소가 재개표 결정을 내릴 때까지 밤낮으로 이곳에 머무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노력과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에게 0.6%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뒤 지난 3주간 3차례에 걸쳐 대규모 시위를 이끌어왔다.

한달 가까이 계속되는 시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지지자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하며 즉각적인 점거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레포르마 대로변을 따라 천막을 세운 뒤 춤을 추거나 공놀이를 하면서 밤을 지샜다.

한 지지자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다”며 “오늘밤 사람들이 깨어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들의 캠프가 시내 주요 도로를 가로막으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이 캠프를 해산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칼데론 후보는 이날 연방선거재판소에 출석해 “선거는 깨끗했다”며 “전면적인 재검표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브라도르 후보의 변호인들은 전날 열린 심리에서 “13만개 투표소 중 7만2천곳에서 수학적 오류가 있었다”며 수개표를 요구했다.

연방선거재판소는 이달 31일까지 심리를 마친 뒤 9월6일까지 당선자를 확정 발표해야 한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재판에 질 경우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희진기자 [email protected]〉 72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