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상도1동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바로 그 골목입니다.
제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고나는 이 길에서 겪는 일에 관해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몰라, 사이
버 경찰청 인권수호위원회나 서울지방경찰청 시민인권보호단 아니면 노량진 경찰서장 비공개 의
견접수 등을 생각해 보다가 먼저 자유게시판에 올려 봅니다.
제가 사는 이 길은 티읕(ㅌ) 자 모양의 조금은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는데, 골목 입구마다 전경
이 지키고 있는 상황이니 그 수는 10명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길을 통과하지 않고
는 출입이 불가능한 주민들이 매번 검문 아닌 검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전경이 일단 주
민을 파악한 후에는 직접 묻는 검문 대신 다음 전경에게 몇 번지에 가는 주민이라고 무전 연락을
하는 게 등뒤로 들리는 때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 몇 개월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물어올 때마다 협조하는 입장이었는데, 복무기간
이 끝나면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경이 그것도 2시간 단위로 교대할 때마다 주민을 파악하게 될 때
까지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두지 않고 꼭 어디 가느냐고 물어보는 이 상황에, 2년 반이 된 지금은
짜증이 날 뿐만 아니라 통행의 자유에 대한 인권 침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부 명령을 따라야 하
는 전경의 태도를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사생활까지 간섭받는다는 불쾌감을
주는 이런 검문을 상부에서 꼭 지시해야 하는지를 묻고 싶은 것입니다. 이것이 전직 대통령의 안
전을 위해 취해야 하는 최선책인 것입니까? 심지어는 집에서 외출하기 위해 나서다가 어디 가느
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길 입구에 전경이 지키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일반인에게는 충분히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분
위기인데, 다른 주민은 별다른 감정 없이 치안이 확실한 동네에 사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는지 모
르겠습니다만, 평범한 주민 한 사람이라도 개인 소유지도 아닌 내 집 앞길을 지나가면서 감시 내
지 허락을 받아야 하는 느낌을 갖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한밤 중에 한 전경이 다른 쪽 전경을 소리쳐 부르는 바람에, 또한 지직거리며 들리는 무전
기 소리 때문에 잠까지 깨게 되는 날이면 당장 뭔가 행동을 취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정녕 해결책은 없는 것입니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오리까?
전금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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