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노무현비리 > “투기꾼은 뛰고 있는데 대책은 2년뒤에나 효력”

[내일신문]
‘알맹이’ 빠진 투기대책 실효성 없다

정부가 4일 내놓은 부동산관련 대책은 말의 성찬일 뿐,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충청권과 기업도시 추진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땅 투기를 막는데 필요한 '알맹이'가 빠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개발이익환수제도를 내년에나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 그 실행은 200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고, 각종 세제를 통한 자본이득의 환수도 내년 이후로 미뤄져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말로는 부동산투기를 막겠다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투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정부가 땅 투기를 막을 의지가 있다면 10·29후속대책으로 추진했던 ‘개발부담금제’를 즉시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정책, 말따로 행동따로 = 4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동산정책회의에서 밝힌 부동산투기대책은 당장 뛰고 있는 부동산투기를 잡기에는 매우 미흡한 것들이다.

우선 개발이익환수제도는 도입 의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충청권 행정복합도시 관련지역, 기업도시 신청지역, 수도권 신도시 추진지역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고, 특히 충남 연기군은 평균상승률보다 18배나 치솟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정부도 “충청권의 지가상승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올해 안에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내년도에 입법을 추진하고 실행은 2007년 이후에나 하겠다”고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내에는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사실상 실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발부담금제 입법 무산 ‘의혹’ = 또 개발이익환수제와 관련해, 기반시설부담금제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 점도 정부가 10·29대책으로 추진했던 개발부담금제와 비교해 부분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고, 또 어떤 내용인지 아직 아무런 것도 결정된 바가 없어 의문이 일고 있다.

개발부담금제는 부과종료시점 지가에서 부과개시시점 지가를 빼고, 여기서 다시 개발비용과 정상지가상승분을 뺀 개발이익의 일정부분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이어서, 개발이익환수제도로는 가장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2003년 10·29대책을 발표하며 개발부담금제를 연장해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법안 심사과정에서 어찌된 일인지 여당 의원들이 정부의 방침에 반대해 개발부담금 연장이 무산됐다.

그후 시민단체에서 비난성명을 내고 재추진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내용이 불분명한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검토방침을 밝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그동안 여러 차례로 문제로 지적돼 온 개발지 주변지역의 개발이익 환수 방안도 빠져 있어 정부의 개발이익환수 의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보유세 실효세율 2년간 0.03% 올라 = 또 정부가 부동산 세제해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것에도 의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초기인 2003년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며 공시지가 적용률을 매년 3%P씩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또 보유세 실효세율 인상안도 2008년까지 2003년의 두배 수준인 0.24%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2003년 0.12%에서 2005년 0.15%로 겨우 0.03% 올렸을 뿐이고 2006년 지자체 선거와 2007년 대통령선거를 고려하면 이 역시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욱이 2017년까지 1%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은 그야말로 차기 정권과 차차기 정권의 몫이지 현 정부의 의지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국 정부는 말로는 투기를 엄단한다고 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거나 뒤로 미루고 있는 셈이다.

5·4 투기방지대책 어떤 게 있나

4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동산정책회의를 개최하고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밝혔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안정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부동산의 보유·처분에 따른 자본이득 환수 및 개발에 따른 우발이익의 사유화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며 3가지 대책을 밝혔다.

먼저 보유세 실효세율은 중장기 목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며 2005년 0.15%, 2008년 0.24%, 2013년 0.5%, 2017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둘째, 양도소득세는 내년부터 실거래가 과세대상을 확대하고, 실가과세로 전면개편을 위해 2006년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개발이익환수와 관련 기반시설부담금제도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장병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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