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께
★등록금 문제 해결의 근본책을 마련하라!
등록금이 결국 사람을 죽였습니다. 지난 1월 22일 부산외대 두 학생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한 아버님의 이야기는 무엇을 말합니까? 그런 일이 있건 말건 여전히 대학문턱은 높아만 갑니다.
인상근거도 없이 '다른 대학만큼은 비싸야 한다'는 말로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는 사립대학 당국의 논리는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정부는 교육개방을 미리 작정하고 개방시대에 맞춰 대학교육에서 손을 놓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국공립대 민영화 정책이며, 현재 국공립대 등록금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도 그러한 것의 일환이 아닙니까.
사립대 등록금 지난 10년간 110%인상! 5년간 평균 80만원 인상! 등록금때문에 대학생 3분의 1이 휴학하고, 학교를 등지고 일터로 떠납니다.
지금도 여러 대학에서 학내분규가 지속되고 있고, 단식으로 학생들이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지만 학교당국은 수수방관하거나 오히려 학생자치권을 탄압하려고만 하면서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그대로 내버려둘 것입니까? 교육에 관한 것은 국가가 책임을 명확히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을 붙잡아야 합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고 공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교육재정 GDP 6% 확보의 공약을 조속히 이행하라!
임기말까지 무엇을 믿고 어떻게 기다린단 말입니까?
최소한의 교육재정이라도 마련해야 공교육, 대학교육을 지탱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개방을 염두에 둔 듯, F-15구입비가 걱정된 듯, 교육재정은 몇년째 4%대에 머물며 그나마의 것도 계속 줄어왔습니다. 날로 소비량이 증가하는 술과 담배에도 교육세가 붙어있는데 어떻게 교육재정이 줄어들 수가 있습니까?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100% 정부가 지급했던 미군주둔비를 환수하고 교육재정에 일부나마 돌린다면 훨씬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상품을 팔면서 거둬들이는 간접세가 아니라 직접세와 비례세를 적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국민다수의 반발을 사고 있는 '파병'과 '전쟁'에 드는 비용을 교육비로 돌려보려고 생각해본 적은 없으십니까?
대통령은 교육재정 GDP 6% 확보의 공약을 조기에 이행하여야 합니다.
★대학 퇴출이 왠말입니까?
얼마전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새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대단한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교육개방을 의식한 '경쟁력없는 대학 퇴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이나 해보셨습니까? 사학운영자들은 퇴출직전 자신의 배를 채우느라 혈안이 될 것이고, 반대로 어떤 대학은 몸집만 불리느라 교육여건이 더 취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경쟁력이 아니라 대학다운 대학입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간판을 바꿔달고 몸집만 불릴 것이 아니라, 교육내용이 우수해야 하고, 교육환경이 나아져야 하며, 교육받을 권리를 온전히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주객이 전도되고 있습니다. 제발 '배워야 할 사람, 교육받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고해주십시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하지, 누구를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합니까?
★노무현 대통령님! 학생대표와의 직접대화에 나서십시오.
참여정부, 토론공화국을 만들겠다던 대통령께서는 과연 얼마나 국민들과 대화를 나누고서 전쟁에 참여하고, 시장개방 대열에 참여하고 계십니까?
배움의 당사자이자, 교육개방 피해의 가장 큰 당사자가 될 학생들의 직접 대화요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교육과 같은 중대 사안을 가지고 과연 학생들과의 대화통로가 없어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하루빨리 학생들과의 대화통로를 만들어 주시고, 직접 대화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교육개방, 등록금, 교육재정, 사학비리 등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학생대표와의 직접 대화, 공개 토론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학생들, 교육주체들,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야 옳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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