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업에서 근무하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전반까지 약 10 년동안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고객 만족'이라는 말이었다. 각 회사마다 TQC(Total Quality Copntrol, 후에는 TQM; Total Quality Management 라고 용어가 바뀌었지만)를 한다고 해서 고객 만족을 위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였다.
사실 나는 학교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을 고객이라는 입장에서 대하지 않았었다.
나는 그것을 기업에 들어간 후에서야 깨닫고 많이 반성하였다.
때로는 고객을 적 처럼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기업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고객은 '공격 대상'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관리(공무원이라고 해야 하겠지만)들은 특히 고객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최근에 일어난 납북 어부가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 있는 한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였을 때 영사관 직원이 '세금도 낸 일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면서 푸대접을 하였다는 보도를 보면서 울화가 치민다. 그렇다면 세금을 내지 못하는 저소득자에게는 공무원들의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말인가?
요즘 보면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로 국민이 자기의 고객이라는 생각이 전연 없다.
'국민의 평가를 포기했다'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을 보면, 그는 이제 다시는 선거에서 표를 구할 일이 없다는 데에 대하여 스스로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대통령에게는 고객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는 특히 보수 언론에 대하여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곳이 미디어'라고 공격하였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러나 언론은 비록 그 중에 불량 상품이 있을 지는 몰라도 경쟁이 있다. 그래서 고객들이 자기가 원하는 신문을 골라서 본다. 그래서 소위 '보수 언론'이라고 하는 신문들은 오랜 세월동안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 남은 것이다.
그 중에는 유신정권 시절 정부의 압력으로 상당기간동안 광고가 끊겼었던 신문도 있다.
언론을 '불량 상품'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이야 말로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는 (비판에 대하여 귀를 닫아도 되는?) 경쟁없는 독점 상품이다. 국민들은 싫으나 좋으나 한번 선택하면 5 년간은 버리지도 못하는 상품이다.
또 대통령의 "한 측근도 '지난해 여름 노 대통령이 수해 현장인 강원도 정선을 찾았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며 '4일 과천청사 공무원 격려 오찬에서도 대통령이 점잖게 얘기했으면 언론이 썼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도발적 어투는 여론 환기 차원의 충격 요법이라는 것이다."라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야당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비교적 친정부 쪽의 신문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단 하나의 언론(신문)도 친 정부 쪽이 아니라면 그것은 더욱 심각한 것이다. 그런 보도가 국민들에게 널리 보도되지 못하였다면 그 이유를 단지 언론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될 것이다.
자기의 고객인 국민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는 신문을 자기를 비판한다고 해서 '없어져야 할 신문'이라고 공격한다면 그 관계가 개선되겠는가? 많은 국민들이 선택하고 있는 신문과 스스로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신문사의 기자는 청와대 행사에도 초청하지 않고 공격하면서 그 신문이 호의적인 보도를 하기를 바란다면 너무 자기 중심적이 아닐까?
특히 정부는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나는 낮에 항상 KBS 라디오 뉴스를 듣는데 노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하여 중소 상인을 위로하였다는 보도를 들은 적이 없다. 그 옛날에 나이 많았던 이승만 대통령도 가끔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여 무슨 물건을 샀다'는 보도를 들은 일이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노 대통령이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였다는 뉴스를 듣고 이 게시판에서 잘 했다는 평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이 더 자주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은 언론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고객'으로 생각하고 비판에 귀를 기우려 주기를 바란다. 특히 많은 구독자를 가진 신문을 끌어 안아서 설득하여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지도력(LEADERSHIP)이란 바로 자기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을 설득하여 자기의 뜻에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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