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년 임진강


임진강 유량 올들어 예년의 4/1 수준, 200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강물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바닷물 역류가 극심해지고, 이맘때 임진강 유역의 명물인 황복도 올해는 씨가 말랐다.

모내기를 제대로 못할 정도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임진강 유역.

취재팀이 입수한 임진강 상류 지역의 위성 사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원인은 휴전선 북쪽 42km 상류에 북한이 건설한 4억톤 규모의 황강댐.

황강댐은 가둬놓은 물을 하류인 남쪽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예성강으로 돌린 뒤 서해로 배출시키는 유역 변경식 댐.

남쪽으로 한방울의 물도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의미.

더욱이 큰 홍수기에는 댐 수문을 열어 남쪽은 더 큰 홍수 피해를 입을수 밖에 없게 됐다.

2. 임진강의 미래는 북한강의 오늘.

임진강은 이제 시작이지만 북한강 상류는 이미 8년 전 강줄기가 끊어졌다.

북한의 수공 위협으로 알려진 금강산 댐 역시 물길을 남쪽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동해 원산 앞바다로 흘려보내는 유역 변경식.

북한강 물량이 40%나 줄어들면서 화천 지역 주민은 물론 하류 수력 발전소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

문제는 팔당.

갈수기 팔당 수량이 9.5% 감소하면서 수자원 공사 내부 문건에선 향후 수질 개선을 위해 1조 5천억원이 추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 우리 정부는 무슨 일을 했는가?

2002년 황강 댐 건설 초기. 우리 정부는 북한 댐 건설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위성사진을 통해 유역 변경식으로 동쪽 금강산 댐의 재판이 될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해 방지 관련 남북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황강 댐에 대해 지난 6년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금강산 댐에서 이미 똑같은 실책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다운 협상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황강 댐의 완공을 지켜봤다.

황상 댐이 완공되고 담수를 시작한 뒤, 우리 정부가 한 유일한 대책은 임진강 하류에 소규모 대응댐을 건설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취재팀의 실험 결과 대응댐은 홍수를 막기에도, 또 줄어든 유량을 보완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설계 단계부터 휴전선 북쪽 북한 지역의 수몰을 우선 고려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댐이 돼버린 것이다.

남.북 수자원 문제는 강원도나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 또 더 이상 미룰 문제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