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대통령이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기 형이 먹은 '검은 돈' 과 관련한 말을 하면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거나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는 사과 대신, '좋은 학교나와 성공한' 사람을 빈정그렸고, 모욕과 분노를 이기지 못한 CEO는 결국 한강에 투신하기에 이르렀었다.
형의 파렴치 범죄는 대통령이란 동생이 있어 가능했으므로 대통령은 마땅히 자신의 주변관리를 소홀히 한데 대해 책임을 느꼈어야 하나, 그의 반응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딴판으로 나타났었던 것이다.
인간적 고뇌를 보이기는 커녕, 노무현씨는 이 사건을 엘리트와 가진자에 대한 증오심 부풀리기에 활용했고, 이로써 그가 얼마나 황폐하고 모진 인격을 소유했는지를 많은 사람이 알게 하였다.
그가 일반적 수준의 도덕심만 가졌드라도 한 사람과 그에 딸린 가족을 파탄케한 '잔인한' 혓놀림을 후회하고 극도로 조심했어야 함에도, 지난 날 부끄러운 짓을 저지런 그 형이, 지금 또다시 유사한 파렴치범죄를 저지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그 때의 노무현의 혓놀림은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한 술 더 뜨서는 시(詩)적 표현을 동원하여 비호에 나선 감이있다.
"상황이 너무도 잔인" 해서 어쩌고..
'잔인' 이란, '인정이 없고 아주 모질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잔인함'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모진)고통을 주는 상황이 있음을 뜻한다.
비인격체에서 '인정'을 기대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 사고범위를 뛰어넘는 문학에서는 '잔인한 4월' 이니 '잔인한 맹수' 식으로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결국, 그가 띄우고싶은 뉘앙스는 "우리 형은 아무 죄가 없는데 나를 모함하려 의도적으로 나의 측근들을 괴롭힌다" 일것이다.
엇그제 봉하의 노무현씨가 노방궁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즐겨하던 '사진 모델 노릇'이 내키지 않는 이유가 '상황이 너무 잔인하기 때문' 이라 말한건 시를 읊거나 소설의 한 귀절을 인용하는 행위가 아니라 교묘한 말장난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봐 왔던데로 그의 비뚤어진 언어구사법의 하나란 얘기다.
'모든게 "깽판" 되도 이북과의 관계만 잘 되면 된다' 던지, 걸핏하면 "막가기" 냐고 되묻는 식처럼.
5년동안 그가 만들어낸 숱한 설화(舌禍)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할 때 새로운 설화를 만들 궁리만 하는 그에게 답답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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