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롱하는 再信任 파동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의장이 만나 재신임 국민투표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발표에 따르면 김 의장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재신임을 위한 국민투표가 사실상 위헌으로 나온 만큼 이 문제를 더 끌고 갈 수 없다고 했고, 노 대통령은 김 의장이 각당 대표들과 합의를 한다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을 한 사람은 노 대통령 자신이다. 그것을 거둬들이겠다면 그것도 노 대통령 스스로 해야 한다. 풍파를 일으켜 놓고 뒤 청소는 남에게 맡기는 것은 정치 도의도 아니다. 이제 노 대통령은 재신임을 물을 것인지 말 것인지, 끝까지 묻겠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국민 앞에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가 됐다.
만약 철회하겠다면 국민은 궁금한 것이 있다. 한 달여 전에 노 대통령은 자신의 집사(執事)라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수뢰 사실이 알려지자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놀란 여론은 이를 폭탄선언으로 표현했고, 취임 1년도 안돼 벌어질 대혼란을 우려했던 다수 국민들은 재신임 찬성으로 기울었다. 총선을 앞두고 국정 난맥상에 따른 지지도 폭락과 비리 사건으로 고민하던 청와대는 국면 전환에 성공해 표정을 관리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정치적 효과를 거둘 만큼 다 거둔 지금 재신임 국민투표 자체가 흐지부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지난 한 달여간 우리 국민은 어떤 계산된 작전에 의해 철저히 우롱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이제 와서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을 철회한다면 이 난데없는 소동의 뒤에 치밀한 기획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대통령 재신임이란 국가적 문제를 한 정권이 자기스스로의 치부 전환용으로 했음이 틀림없다
노무효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장 하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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