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江칼럼
2005,12.29
지금 우리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는 대통령의 말이 전연 씨가 안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왔을까? 이것은 노 대통령이 현실을 잘 못 이해하고 판단하여 전연 설득력이 없는 말을 함부로 하고 있다는데서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고 지난 3년간의 임기 내내 계속 일어났다. 완전히 신뢰와 권위를 다 잃었다.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의 일로서 보통 심각하지 않다.
노 대통령은 28일에도 “우리 사회의 창조적이고 통합적인 흐름과 의제를 만들자는 게 나의 제안이며 내년부터 이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만찬을 갖고 “지금 전 세계 권력이 분산돼 구심력이 흔들리는 등 ‘지도력의 위기’ 앞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통합과 지도의 논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창조적이고 통합적인 흐름과 의제 즉 국민통합과 사회통합을 내년의 통치방향으로 삼겠다는 뜻이 아닌가. 왜 이런 중요한 문제를 시도 때도 없이 내 뱉는가 말이다. 그 전에 것은 차치하고서도 지난 8 15 경축사의 키 워드가 국민통합문제였다. 그리고 지난 정기국회에서 총리가 대독한 국정연설에서도 사회 각계를 망라한 사회통합전국민회의인지 뭔지를 발족하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지금 어떻게 됐나. 모두 말만 거창하게 해 놓고 실천은 따르지 못한 용두사미가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의 말하고는 정 반대로 오히려 대통령이 국민분열만 조장내지는 책동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노통의 정치스타일이 전부 이 모양이다. 이러 판에 나라가 어찌 온전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것이 어찌 보수언론의 책임이고 반노세력의 책임이란 말인가. 이에 대한 원인과 책임은 모두 노 대통령으로부터 야기되고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지도력의 위기문제는 세계적인 문제가 아니다. 국가에 따라 지도자가 시원찮으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너무나 심각하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대통령과 언론)가 그동안 견제하고 갈등하는 구도에서 살아 왔지만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 보자는 것을 언론에 대한 화두로 내놓고 싶다”며 “대망의 2006년, 내가 회갑을 맞는 해를 그렇게 보람 있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언론에) 기사를 빼달라고 했는데 안 됐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며 “어디서나 권력은 뭘 숨기고, 시민사회와 언론은 계속 파헤치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도 대통령과 언론의 갈등구도도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의 정치권력이 스스로 만들어 놓고 왜 자꾸 거론하는지 모르겠다. 정치권력과 언론은 견제와 균형 그리고 조화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노 정권은 오히려 내 편 네 편식으로 편 가르기 언론정책을 펴 놓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이 모양이니 청와대 비서들이 함부로 막말하고 설쳐대고 있는 판이다.
지난 행정수도논란 시에 “저주의 굿판을 집어취어라” 했던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올린 글에서 또 조선 동아일보를 향해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맹목적 증오의 감정을 이제 거두라"고 했다. 이것은 공영방송과 일부신문들을 권력의 앞잡이로 다 만들어 놓고도 이에 한이 안 찮는지 바른 말하고 건전하게 비판하는 신문들을 향해 계속 공갈협박 하는 작태다. 전부가 이런 식인데 대통령의 말이 어찌 씨가 서겠으며 그 권위가 확립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전부 노 대통령 자신이 뿌린 씨앗이고 자업자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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