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과격 무장 테러단체에 의해 인질이 된 김선일씨의 모습과 절규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미군 군납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는 김선일씨가 납치돼 참수 위협을 받는 장면은 한국 국민에게 충격적인 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절박하고 황급한 사태일수록 침착과 냉정이 필요하다. 이번 인질사건에서 국민은 어떻게 행동하고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성숙하고 차분한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져야 할 '침착'과 '냉정'이라는 낱말이 '성급'과 '흥분'이라는 단어에게 자리를 내어준다면 이미 테러단체의 노림수에 걸려든 셈이 되고 말 것이다.
저 멀리 이라크에서는 무장 테러단체가 한국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고, 이 땅에서는 이라크 파병 반대를 요구하는 촛불시위 조장세력이 재빨리 활동하고 있다. 김선일씨는 무장단체에 인질이 되었고, 정부와 국익은 무장단체와 파병 반대 주도세력으로부터 동시에 인질이 되려고 하고 있다.
순수한 뜻에서 김선일씨의 구명을 위한 촛불시위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정치적 기회로 재빨리 만들어 자신들의 정략적 목적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테러에 대한 굴복은 또다른 테러에 대한 서곡이 될 수도 있음을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를 조장하는 세력은 알아야 한다. 이번에 굴복하면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굴복요구가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 촛불시위는 국익에도 배치되고 김선일씨 구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근시안적 시위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절박하고 가슴아픈 마음을 이용해 파병 반대 시위로 변질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그 숭고한 뜻을 김선일씨의 무사귀환 시위로 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라크 파병의 원칙과 정신이 무엇인지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을 촉구하며 김선일씨의 무사석방을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
김선일씨의 무사귀환 촛불시위와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시위는 구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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