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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갚을 능력 갈수록 절망적 !!!!!!!!!!!!!!!!!!!!!!!!

[한겨레 2004-06-21 19:47]

[한겨레] 500조원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현재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의 경기 침체를 길어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단순히 부채 규모가 확대되는 것보다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우려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 가계, 부채 상환 능력 점점 떨어져=21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의 전체 금융부채 규모는 지난 1999년 말 243조7천억원에서 4년 만인 2003년 말 현재 482조7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펴낸 ‘가계신용 평가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가계의 경우 단순한 부채 규모 확대보다 상환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99년에서 2003년까지 4년 동안 가계의 금융자산은 703조7천억원에서 995조원으로 늘어났다. 자산 증가율이 41%로 낮지 않은 수준이나, 부채 증가율 98%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규모는 99년 2.89배에서 2003년 2.06배로 위축됐다. 이는 프랑스(5.5배), 일본(3.5배), 미국(3.4배), 영국(2.8)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개인 가처분소득도 99년 말 321조7천억원에서 2003년 말 425조원(추정치)으로 증가율이 32%에 그쳐, 가계 소득이 부채 증가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4년만에 2배 482조‥자산증가율은 41% 그쳐
규모 확대보다 상환능력 떨어지는 게 더 문제
소득증가 뒷받침없인 경기위축·집값폭락 번져 보고서는 경기 회복이 계속 지연될 경우, 일본식의 과다한 부채로 인한 소비 부진 구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우리 경제가 작은 충격에도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대안이 매우 제한된다”며 “가계의 소득을 늘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 거품 꺼지면, 경기 침체 장기화=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내놓은 6월 보고서에서 전세계적인 가계부채 증가가 향후 세계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80년대 북유럽 국가와 영국에서 가계 부채의 증가가 일정 기간 경제 성장에 기여하다가, 가계 부채 증가가 정점에 이른 90년대 이후에는 경기 침체가 닥쳤다는 사실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영국의 경우, 가계부채가 늘어났던 85년부터 90년까지 5년 동안 경제성장률 3.4%, 소비증가율 5.1%, 집값 상승률 14.9%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5.1%포인트 하락하는 등 호경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90~93년 3년동안 경제성장률은 0.3% 떨어졌고, 집값도 2.9% 떨어졌으며, 실업률은 4.7%포인트나 올랐다. 3년 동안 소비 증가율은 0%였다.

보고서는 “가계 부채가 늘어나면 집값이 오르고 경기도 살아나지만, 소득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부채상환 부담으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고, 집값 폭락으로 이어진다”며 “특히 가계부채 증가는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져 소비를 침체시킨다”고 설명했다.

권태호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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