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철도파업이 끝났다. 이번 파업을 보고 느낀 점은 딱 한가지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없다. 있다면 무원칙이 원칙이라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다면야 철도파업에 비해 명분이 부족했던(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조흥은행 파업은 대화로 풀고, 철도파업은 ‘노동자 때려잡기’ 식으로 풀었을 리가 없다. 한가지만 묻자. 자꾸 ‘불법파업’ 운운하는데, 합법적인 파업이 한국에서 가능한 일인가? 쟁의발생신고를 하고 냉각기간이라는 법적절차를 지킨 후 파업을 하는 (나라에서 말하는)합법적인 파업을 했을 때도 정부는 그 모든 파업을 전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합법적인 파업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회사에서 업무방해라고 주장하면 어떤 파업도 전부 불법이 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을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파업권을 청와대에라도 갖다 바쳐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자, 보자. 정부는 8천명의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마음이 없다고 했다. 파업으로 인한 영업손실까지 예정대로 청구하기로 했단다.
두고보면 알겠지만 앞으로 일어나는 파업 모두 불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정부는 노동자들을 때려잡을 것이다. 당신이 그 노동자가 될 수 있다. 박봉에 시달려도, 과로누적·안전위협에 시달리면서도 묵묵히 당하기만 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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