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에는 텔레비가 없다. 라디오만 있다. 내 라디오는 늘 KBS에 맞춰져 있고 나는 주로 뉴스나 시사 해설을 듣기위해서 라디오를 켰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나는 KBS가 싫어졌다. KBS가 공영방송이 가야할 정도를 버리고 노무현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KBS 방송을 듣기가 싫어진 것이다.
KBS를 방송을 듣지 않게 되면서 나는 기독교 방송을 듣게 되었다. 기독교 방송에 뉴스와 시사 방송 프로그램이 KBS처럼 많지 않아 아쉽지만 아쉬운대로 내 갈증을 기독교 방송으로 해소할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정부 이전에도 나는 KBS 방송을 듣지 않고 기독교 방송을 들었다. KBS 방송에 대해서 나는 오히려 큰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한국방송공사 사장이 박권상 씨로 바뀐 다음부터 나는 KBS 방송을 시청하는 자가 되었다.
내가 세상을 보는 눈 곧 내 정치관이 박권상 사장 아래 KBS와 일치했던가? 아니다. 언론 중에 내 정치관에 맞는 것을 고르라면 한계레 신문이다. 한계레 신문이 내 입맛에 썩 잘 맞는 신문이었다.
그런데 공영 방송인 KBS가 한계레 신문처럼 진보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고 보도하였다면 나는 KBS가 올바르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다. KBS 방송은 민영 방송이 아니고 공영 방송이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의 중간에 서서 국론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박권상 사장아래 KBS는 비교적 이 일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나는 KBS가 싫어졌다. KBS가 노무현 정부의 나팔수로 변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나는 KBS를 듣지 않게 된 것이다.
KBS가 지껄이는 소리가 싫어서 KBS를 듣지 않게 될 때부터 나는 또 노무현 씨가 지껄이는 소리도 듣기 싫어했다. 내 귀에 시민 단체와 민족민주 운동 단체의 목소리가 달콤해 지면서 나는 거리로 나가 시위대에 합류하였다. 경찰과 몸싸움으로 부상자가 속속 생기는 시위현장, 이 바람직하지 못한 시간과 돈의 낭비. 그래도 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경멸하는 대신 시위를 하는 이들이 존경스럽다.
어저께야 나는 한국방송 공사 사장이 박권상에서 서동구로 바뀌었으며 KBS 노조가 서동구 사장을 노무현 씨가 낙하산 태워 내려 보낸 자라고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결국은 서동구 씨가 8일 만에 사표를 제출한 것을 알았다.
방송국의 사정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는 서동구 씨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이 일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이 없다. 단지 나는 내가 듣기에 KBS가 공영방송이 가야할 정도를 가고 있다고 느끼면 다시 KBS 라디오를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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