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03년도의 옛일이 되었다.
[사건파일] 노무현 미국에서 망신당하다!
국민
비화 / 한·미 정상회담
라이스：“숨진 여중생 이름이 뭐죠?”
한국측：“효순·미선입니다”
라이스：“서해교전 사망 군인 이름은?”
한국측： “……”
콘돌리자 라이스, 방미팀에 ‘칼’ 같은 훈수
주간조선 1757호
5.15 한미 정상회담 이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지세력 일각으로부터 ‘굴욕적 외교’,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지층에게는 실망을 안겨준 노 대통령의 방미(訪美) 성과는 반대로 보수층에게는 상당한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노 대통령의 방미를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던 보수층의 입장에서는 노 대통령의 변신과 임기응변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언론에서는 노 대통령의 대미관(對美觀) 변화에 영향을 준 사람을 김희상(金熙相) 대통령 국방보좌관과 반기문(潘基文) 대통령 외교보좌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것뿐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접촉의 막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5.15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무현 정부는 워싱턴에 라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 윤영관(尹永寬) 외교부장관, 반기문 외교보좌관,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 등을 보내 정상회담의 형식, 의제 등을 조율했다.
이러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민간 부문에서도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막후에서 움직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가문(家門)과 유대가 깊은 류진 풍산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이 밖으로 드러난 대표적 인사들이다. 이들 외에도 백악관과 선(線)이 닿는 몇몇 인사가 비밀리에 뛰었다는 후문이다.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뛴 한국측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을 접촉했다. 라이스 보좌관과 만난 모 한국측 인사는 짤막한 대화 속에서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라이스 보좌관은 한국측 인사에게 “한국의 의정부 근처에서 미2사단 궤도차량에 의해 숨진 여중생을 이름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한국측 인사는 자신있게 “심미선과 신효순”이라고 대답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잘 알았다”고 말하고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서해교전으로 사망한 한국 군인의 이름을 알고 있나?”
한국측 인사는 순간 대답을 못한 채 당황했다고 한다.
월드컵 3, 4위전이 있던 날인 2002년 6월 29일 일어난 서해교전으로 아군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한국측 인사는 이 질문을 받고는 백악관에서 한국민이 미군의 과실로 숨진 여중생 이름은 기억하면서 어떻게 북한의 고의적인 도발로 인해 전사한 군인들을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추궁하는 것 같아 식은땀이 났다고 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한국측 인사들에게 이런 취지의 얘기도 꺼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의회 청문회에서 인준이 안되면 대통령이 절대 임명하지 않는다. 그게 민주주의다.”
한국측 인사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얼마전 있었던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 인사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했다고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의견이 제시된 사람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것이 민주주의냐고 묻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다른 한국측 인사들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되풀이했다고 한다. 서울로 돌아온 한국측 인사들은 백악관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했고 청와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청와대측은 백악관측에 세 가지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정상회담의 장소를 워싱턴 백악관이 아닌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목장에서 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노 대통령이 미 상하원에서 연설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정상회담 시간을 1시간 이상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미국 정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되어야 진정한 우방이라고 평가한다. 청와대는 세 가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외교채널 외에 민간 기업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물심으로 움직였다.
아버지 부시 前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초청으로 한미 정상회담 직전 한국을 방문, 노 대통령과 면담한 것도 물밑 교섭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같은 요구 사항들은 관철되지 못했다. 사상 첫 미국 방문이자 집권 후 첫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행(行) 비행기에 오르면서 노 대통령은 무거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치밀한 준비를 했고 여러 관련 자료를 숙독했는데, 그 중에는 서해교전으로 사망한 아군 병사 6명의 이름도 있었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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