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이 이번에도 대북송금 특검 연장안을 거부하므로서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택했다.지난번 이라크전 파병에서도 국익이라는 실리를 택해서 각계 시민단체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바 있다.그의 국정운영의 큰 줄기가 실리주의라는 사실이 이번에 명확히 밝혀지므로서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을 가늠케한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책을 조율해야하는 등 책임감을 필요로하지만 명분을 소홀히 한 실리위주의 정책이 가져올 한계를 예상하지 못한것은 아쉬운 일이다.실리가 축적되면 명분이 될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특히나 안팎으로 어려워진 국가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하기위해서는 탄탄한 명분축적이 필요한 것이다.
대북송금 특검연장안에 대한 거부가 호남과 디제이 지지세력의 무시못할 정치영향력을 고려한 노대통령의 결정이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다.다가오는 총선과 현재의 혼란한 정국을 타개하기위해 디제이를 고려하지 않을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노대통령의 정치기반인 민주당과 정부내 측근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앞으로도 그가 내릴 수많은 정책결정은 실리가 기준이 될것이 자명한 일이다.
최근 케이비에스 주말사극 '무인시대"를 예를 들어보자.무신정권초기 이의방정권은 폭군 추방과 백성을 위한 민본정치를 내세워 명분을 확보하였다.그러나 이의방의 대의는 실리와 안정이라는 정책과 황실과의 교감으로 존재의의가 약해졌고 결국 하극상의 풍조가 실리를 등에업고 끊임없이 반복되었다.보이지 않는 명분이지만 달콤한 실리보다 큰 효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노무현정부가 앞으로 겪게될 반복되는 정책실패의 원인은 명분이 뒷받침되지않은 즉흥적이고 우유부단한 정체불명의 실리주의가 분명하다.각종파업에 대한 우유부단한 대처와 임시처방식의 대화와 타협,법치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정치적판단을 앞세우는 대북송금등 ,부패척결을 외치면서도 손한번 대지못하는 성역들 천국. 정국안정이라는 큰 실리를 챙기기위해서 그는 작은 것을 버린다고 하였으나 그것은 민주주의와 민본정치의 근본이 되는 소중한 것들이었다.실정법을 위반하면서 비리와 결탁한 디제이정권을 심판하지 않는것은 의회주의를 무시한것이며 국민과 역사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에도 수없이 많은 정치적 결정이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그것은 반복될것이다. 정치라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초법적 행위들이 버젓이 행해지고 국익이라는 이름하에 용납되고 정당화되었던 과거를 반성하여 위정자들은 민주주의 보장의 마지막 장치로서 법에의한 명시와 한계설정과 정당성부여를 채택하였다.법치주의에 의하지않는 통치행위가 얼마나 위험하고 불순한지를 예측했던 것이다.
김대중정부는 우리민족의 통일염원과 대북화해를 성취하기위해 과감한 결정을 강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정부조직과 금융,사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스템이 불법을 만들고 불법에 연루되었다.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은 목적이나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혈세와 통합된 의사와 신뢰와 도덕성을 낭비한 총체적 부실이었다. 이것을 심판하지않고 어물쩡 넘어가는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저항을 유발할 것이다. 의회주의를 무시한 초법적 행위가 정당화하려면 당연히 법의 테두리안에서 공론화를 거쳐 심판을 받아야한다. 통치행위니까 정당하다라는 논리라든지 햇볕정책의 손상을 막기위한 구국적 결단이 앞서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것은 막무가내다.
노무현대통령은 이라크전 파병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취약한 정치기반 위에서도 오뚝이처럼 대선승리를 이끌어낸 노대통령의 에너지 원천은 명분과 원칙임을 다시한번 깨달아야한다.눈앞에 보이는 실리와 안정은 효과빠른 진통제에 불과하다. 명분을 잃게되면 수술할 기회를 놓친다. 매번 진통제에 의지하면서 5년 세월을 보내야 할것을 왜 모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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