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건평 피고인의 `특권의식`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과 그 일행의 법정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 다. 지난해 9월5일 구조조정중이던 기업의 사장으로부터 연임청 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가 되돌려줘 변호사법 등 위반혐의 로 기소된 노건평 피고인은 4월30일 첫 공판때 법관전용 출입문 을 드나들었다. 자숙해야 할 형사피고인으로선 또 어이없는 처신 이아닐 수 없다.
변호인 지적처럼 ‘법관전용 출입문’개념 자체에 문제가 전혀 없진 않다. 법조 권위주의의 잔재일 수 있다. 관할 창원지법측이 “전례없는 법정모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까지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만일의 방해·위협으 로부터 재판일반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수요는 엄연하며 그만큼 존중돼야 한다고 믿는다.
문제는 역시 대통령 일가를 ‘특권’으로 착각하는듯한 노 피고 인, 또 그에게 자계·자숙을 권하긴커녕 되레 부추기다시피해온 주변의 처신이다. 문제의 돈을 “추석선물로 생각하고 받았다” 던 노 피고인의 어이없는 진술, 또 기소 이튿날인 3월11일 노 대통령이 돈을 건넨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을 깎아내려 남 전 사장이 자살하기까지 이른 경위를 돌아보면 그 사건 당사자가 그래 도 되나 싶다. 법에 앞서 사람도리로도 그렇다.
법원 나름의 ‘배려’도 결과적으로 일을 그르친 셈이다. 서울중 앙지법이 검찰의 반대와 여론의 빈축을 무릅쓰고 3월19일 노 피 고인 거주지로 재판관할을 교체한 이례적인 특혜성 이송도 노 피 고인측의 ‘특권의식’만 굳힌 것밖에 더되지 않는다. 누구든 법 앞에 평등하다는 평범한 법리를 도대체 언제까지 강조 또 강조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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