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盧정권 5년은 잃어버린 시기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지만 집권 5년 내내 전혀 닮지 못한 대통령이었으며, 정치·외교·남북관계·경제·교육·복지·노동 등 국정 전 분야에서 총체적 실패로 평가된다. 고대신문이 창간 60주년을 맞아 고려대 산하 7개 연구소에 의뢰해 노 정권의 국정운영 성적을 평가·분석한 결과는 이렇듯 참혹할 정도다. 노 정권 5년이 ‘잃어버린 시기’였음을 학술적으로 논증한 것이다.
링컨 대통령은 반대세력들에 대한 공직 배분, 국민적 여론 환기를 통한 당내 지지 확산, 적대적 언론을 여론 읽기의 한 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공존의 리더십·정당정치·언론을 존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 대통령은 그같은 통합의 리더십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정부·청와대 핵심포스트에 대한 386세대 및 측근 인사, 민주당·열린우리당 탈당 등 정당정치 훼손, 기자실 통폐합으로 상징되는 자기중심적 언론관 등으로 스스로 분열·반목을 불러왔다는 게 고대신문의 분석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노 정권 폭주(暴走)가 국가 안위를 얼마나 위태롭게 했는지에 대한 비판은 더없이 신랄하다. “(노 정권의) 외교기조는 1980년대 학생운동 당시 자주·민족·반미를 투쟁노선으로 표방했던 급진적 386세대의 정신과 사고가 투영된 것”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한미동맹 재조정 과정에서 노정된 비타협적·감정적 태도와 노 대통령의 막말은 미국을 크게 자극한 것은 물론, 한국 외교의 품위도 크게 손상시켰다”며 “외교수행과정은 아마추어리즘과 독선적 오기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한국군 현대화 및 구조 개혁과 이에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조달에 대한 구체적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 또한 큰 문제라는 점이 빠질 리 없다.
대북 정책은 국민 여론보다는 김정일 정권의 선호(選好)만을 고려하는 ‘대북 맹신(盲信)정책’으로 북한의 핵실험 저지에 실패했고, 교육은 평등주의 정책으로 학습의지를 떨어뜨리고 교육 양극화를 키워왔으며, 경제는 한마디로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켰다는 총평이다.
우리 역시 노 정권 5년은 이미 실패로 기운 지 오래라고 지적해왔다. 직전 김대중 정권과 합한 ‘잃어버린 10년’을 안타까워하는 민심에 맞서 “크게 잘못된 게 없다. 전 부처가 나서서 대처하라”고 해온 노 대통령 때문에 실정(失政)이 더 심각해지는 임기 말이다.
기사 게재 일자 2007-11-10
8871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