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의혹의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에다 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 동북아시대 위원회의 서남해안 개발이 줄줄이 의혹의 대열에 합류했다. 3월부터 6월까지 정부 전체가 의혹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꼴이다. 이래서는 나라가 견딜 수 없다.
대통령의 오른팔, 대통령의 선생님이기도 한 전 후원회장, 전 청와대 수석, 대통령 자문위원장 모두 의혹사건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까지 등장했다. 대통령이 국정 시스템을 무시하고 인사수석에 지역개발사업을 맡겼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정권도 집권 3년차를 맞는다. 다른 일이 없더라도 국정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질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이 판에 덮쳐온 연쇄의혹은 자칫하면 정권 자체를 조기에 물러나게 하는 위험이 있다. 정말 심각한 것은 국내외 상황이 급박하다는 점이다.
우선은 해체위기를 맞고 있는 한미동맹을 추스르면서 충돌 코스로 꺾어드는 北核북핵문제를 풀어야 한다. 下半期하반기로 접어들수록 北核북핵문제는 시간에 쫓기게 될 것이다. 다음은 경제다. 1분기 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 경제 부총리조차 “일본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린 것이다. 북핵이건 동맹의 문제건 경제건 간에 해결과 타개의 타이밍을 놓치면 나라 전체를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밀어넣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 국민들은 대통령을 의심하기 지삭했다. 국민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 보겠다는 잔꾀로 위기를 넘길 수는 없다. 의혹을 확실하게 털고 가겠다는 정도가 유일한 出口다.
대통령 자신이 간여했던 부분을 솔직하게 국민에게 이실직고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즉각 관련 부처에 수사기관의 진실규명 작업에 적극적이고 개방적 자세로 임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그래야 아랫사람들도 책임을 다른 곳으로 넘기는 태도를 벗어나 하루 빨리 국정을 의혹의 포로상태에서 해방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작은 흠을 감추고 덮어보려다가는 결국 더 큰 위기를 불러올 뿐이라는 것이 역대 정부가 남긴 교훈이다. 대통령의 자세만 분명하면 의혹 정리는 의외로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연쇄 의혹의 하나하나가 복잡한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진상을 덮으려고 한 거짓말이 새 거짓말을 불러오면서 일이 이렇게까지 꼬인 것이다. 나라가 돌아가고, 나라가 앞으로 더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대통령이 단안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우물쭈물할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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