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홍보 담당자인가?
엊그제 방영된 KBS 스페셜은
사제단을 미화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작위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방송을 보는 내내 사제단의 홍보 영상물을 보는 것 같은 불편한 감정을 누를 수 없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의 대변자"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빛"
"시대의 고비 고비마다 진리의 빛을 비춘 행보"
방송 내내 감성에 호소하는, 고운 목소리로 이어지던 화려한 찬사.
소박하게 땅을 일구고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면서
거친 밥 한 끼에 만족하는 청빈한 사제로 포장하기 위해
화면 가득 채워지던 초라한 밥그릇.
세상의 몰이해 속에서도 가장 어려운 고난의 길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묵묵히 걸어가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던 사제의 얼굴.
너무 지나친 연기는 관중에게 역겨움을 주기 마련이다.
해방신학에 깊이 물든 천주교 사제단의 행위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온갖 핍박을 감수하며 십자가의 길을 걷는 거룩한 희생이고
그들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눈길은 거룩한 사제의 길을 가로막는, "이성을 상실한" 탁한 시선인가.
사제단은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외치는 정의의 사도이고
나머지 국민들은 정의가 구현되지 않는, 억압과 불의의 나라에 사는 우매하고 비겁한 백성들인가.
자신들의 주장만이 정의이고 선(善)이며, 신의 뜻인 것처럼 행세하는
사제단의 오만함은 독선을 넘어서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이것이 중세의 종교 박해와 정치 개입, 십자군의 대학살과 마녀 사냥으로 대변되는
오만하고 폭력적인 가톨릭의 전통인가.
권력에 맞서 부패와 불의에 맞서 싸운다고?
가톨릭이야말로 가장 큰 권력으로 현재 세상에서 군림하고 있지 않은가.
세상을 향해 정의를 부르짖으며 세상을 가르치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들부터 겸허하게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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