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쿠데타 관련 발언과 1980년 보안사 위로 파티, 방송사가 제작한 '전두환 각하 생신 비디오' 등이 담긴 미공개 영상이 처음으로 전파를 탄다.
KBS <미디어포커스>는 오는 9일과 16일 밤 10시30분 '6.10 항쟁 20주년 특집 2부작'에서 5공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 우상화에 동원된 우리 방송의 부끄러운 역사를 정리하고, '전두환 정권과 방송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에서 살핀다.
방송이 정권 찬양을 넘어 전두환씨 개인과도 관계를 맺으며 유기적으로 권력과 결탁한 사실을 새롭게 조명한 것. <미디어포커스>는 이를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청와대에서 KBS로 이관된 각종 미공개 영상자료를 분석했다.
<미디어포커스>는 "6월 항쟁 이후 민주화에 무임승차한 우리 언론계가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권력의 감시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퇴임 이후 KBS로 이관된 미공개 영상자료 공개
우선 1편 '각하, 만수무강하십시오!'에서는 청와대에서 이관된 자료 가운데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다.
당시 보안사 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소장의 동정을 기록한 '보안뉴스' 가운데 '보안사 송년파티' 'MBC의 보안사 위문공연' '1980년 보안사 위로파티' '대장 진급 기념축하연' 등이 새롭게 공개된다.
특히 12·12 쿠데타에 대한 전두환씨의 발언 내용과 화면을 주목할 만하다. 전두환씨는 보안사 송년파티에서 "참모총장측에서 반란을 획책하여 나를 지지하는 정의로운 지휘관들과 함께 반란을 진압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1980년 1월24일 보안사 단위부대장 회의에서 12.12 쿠데타에 대한 군 내부의 불안 요소에 신경을 쓰는 발언을 한다. 정통성을 상실한 군사 반란에 대한 불안, 군 내부의 동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두환씨는 또 1980년 8월8일 대장 진급축하연에서 "내가 사성장군이 되는 것은 군의 인사법과 절차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하고 "여기에 있는 수경사, 보안사, 특전사 그리고 국보위 위원들이 지지해준 덕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방송, '전두환 개인 대소사 촬영' 등 사적 관계 통해 유기적 결탁
아울러 '전두환 대통령 우상화'에 발벗고 나서고,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 전에 청와대에 상납하는 등 권력에 기댄 방송의 부끄러운 과거사도 공개된다.
'TBC의 보안사 위문 공연' 'MBC 보도국이 제작한 각하 51회 생신 비디오' 'KBS가 제작한 전두환 자녀 결혼식' 등은 보안사 위문 공연에 나서고 대통령 개인 경조사 현장에 동원된 방송의 역사를 증언한다.
16일 방송되는 2편 '하늘이 내린 대통령'에서는 '전두환 찬양'과 '영웅 만들기'에 나선 방송의 모습이 더욱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국운개척의 영도자' '내가 본 대통령' 등 땡전뉴스보다 더 심했던 전두환씨 특집 방송과 우상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각종 해외순방 성과 방송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디어포커스>는 "전두환 정권과 방송의 관계를 기존의 통사적 거대담론 위주의 조명에서 벗어나 '어떻게 세부적으로 결탁을 맺어왔는가'라는 차원에서 새롭게 살펴볼 것"이라며 "대통령 관련 주요 프로그램을 가정용으로 제작해 청와대로 납품하거나 전두환 개인의 대소사를 위해 방송사가 촬영과 제작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방송이 사적인 관계를 통해 권력과 유기적으로 결탁한 사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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