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기소된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320호 법정. 이날 공판에는 주신씨가 공개검증을 받겠다며 2012년 2월 22일 신촌세브란스에서 MRI를 찍을 당시 방사선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재판 쟁점은 주신씨가 다른 사람 MRI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기피했는지, 그리고 2012년 공개검증 때 MRI 촬영을 조작했는지였다. 오전부터 진행된 증인 신문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지만 다소 지루했다. 겉돌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변호인 측은 ‘MRI 바꿔치기’ 가능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증거는 없고 정황 뿐이었다. 변호인의 추궁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는 증인의 말 앞에서 무력했다.
한 피고인은 “국선변호인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직접 증인 신문에 나서기도 했다. 신문 방식을 모르다 보니 재판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변호인은 재판부가 대한의사협회에 MRI 검증을 요청한 것도 “믿을 수 없다”며 특별위 구성을 요청했다. 세브란스병원 MRI 시스템에 대한 사실조회도 국내 지사가 아닌 미국 본사에서 확인해달라고 했다.
이렇게 재판이 공전(空轉)하는 데는 핵심 인물이 빠진 탓이 크다. 바로 박주신씨다. 변호인뿐만 아니라 검찰도 그에 대해 증인 신청을 하고 법원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그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영국 유학 중인 그의 소재지 파악을 위해 영국 법무부와 사법 공조 절차까지 밟았으나 주소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도 아들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에 “주소 파악이 급선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라”고 했다. 법원이 서울시장 아들의 연락처를 몰라 증인 소환 통보조차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박 시장은 최근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은 2012년 2월 그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나와 공개적으로 MRI를 찍었고, 세브란스 측이 “병무청에 제출된 주신씨의 MRI 사진은 본인 것이 맞으며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일단락된 사안이다.
2012년 2월 22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교수회의실에서 의사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의 디스크 촬영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기소된 양 박사 등은 공개 신검 당시 MRI 바꿔치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 시장이나 주신씨는 정말 억울해서 펄쩍 뛸 일이다. 그런데 정작 가장 큰 피해자인 주신씨는 MRI 촬영 이후 지금까지 잠잠하다. 주신씨는 검찰 조사 때도 불응했다. 검찰 수사팀이 바뀌고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검찰도 “주신씨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재판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역시 응하지 않았다.
그 사이 자꾸 불필요한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2012년 주신씨 병역 비리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가 MRI 공개검증 이후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강용석 변호사도 다시 등장했다. 그 역시 공개검증에 여러 의혹이 있다며 재검을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이나 주신씨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박 시장 입장에선 아들의 사생활 침해를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증인 출석을 거부하면서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 대해 형사고소는 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한 증인 출석을 거부하는 걸 보면서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다.
주신씨가 정말 억울하다면 법정에 나와 깨끗하게 정리하는 게 의혹을 풀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법조계 인사들은 말한다. 더구나 증인 출석은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의무다. 벌써 11번째 열린 이 재판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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