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조, 이대로 좋은가 추천하기
한꺼번에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고 또 많은 일들이 발생하려 하고 있다. 머리도 나쁜데다가 기억력까지 없어서 제대로 분석도 하지 못하고 또 쉽게 까먹기 일쑤인 서민들로서는 그래서 더욱 기막힌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원의 한 판사가 검사가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직후 당해 사건의 수임 변호사와 골프를 치고 술을 함께 마셨다는 이유로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 사건의 진실이 어디에 있건 일단 판사의 신분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 일로 검찰과 법원에서는 서로간 곱지 않은 시선들을 보내고 있다. 법원측에서는 영장기각에 대한 보복형 내사라 주장하기도 하고, 검찰에서는 진정에 의한 내사였을 뿐 그 밖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국민들로 하여금 우러러 보라며 높은 곳에 나란히 집을 짓고 사는 법원, 검찰의 식구들은 허구한 날 같은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만날 때마다 인사를 나누며 그들만의 안식을 꿈꾸어 왔다. 안그래도 사법고시 동기라느니 고향 후배라느니, 학교 선배라느니 하면서 일반의 건전한 상식으로서는 도무지 이해안되는 행태를 반복해온 검찰, 법원이 또 다시 더러운 일을 가지고 서로를 탓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다음 주에 있을 예정이라는 고위직 검찰 인사를 앞두고 검찰은 불난 호떡집처럼 난리 법석을 치루고 있다. 검찰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법관 출신 장관이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다. 곱게 물러나라면 그만인 일을 가지고 쫓아내듯이 기수인지 뭔지 지독히도 공고하게 예정된 절차를 아예 박살을 내고 있다는 푸념이다. 일각에서는 집단 사표를 내자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두고 보자는 식으로 칼을 갈면서 이번 안산지원 사건이 법관에 대한 검찰의 경고성 메시지라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많은 국민들이 사법개혁을 바라는 것은 단순히 인적구성을 어떻게 하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 나라의 사법권이 오로지 진실과 정의에 입각한 국민에 대한 봉사에 철저해지기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와 같이 법과 국민으로부터 동떨어져 자기허세에나 몰두하는 정신상태를 가지고서는 기수가 아니라 그 밖에 무엇이 깨진다 한들 국민들이 반응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국민들의 공감없는 검찰내부의 집단이기적 행태는 국민의 짜증을 가중시킬 뿐이다. 국민들은 오히려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면 기수 아니라 그보다 더한 무엇이라도 깨뜨려야 한다고 믿고 있음을 검찰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집단으로 사표를 낸다하여 슬퍼할 국민이 있을 수 없으며 차제에 검찰을 더럽혀 왔던 자들은 알아서 함께 없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비록 절반에 머물렀다 할지언정 국민의 주권이 선택한 정권에서 행하는 인사에 대한 검찰내부의 반발은 지난 시절 국민의 주권을 짓밟으며 권력을 잡아챈 군사집단의 행태를 연상케 한다. 국민은 막강한 힘을 가진 텅빈 머리의 주먹위에 권력이 머무는 것도 원치 않지만, 자기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법을 말하며, 진실과 정의, 법과 상식을 깨뜨리는 교활한 흰손에 그것이 몰리는 것도 원치 않는다.
집단행동이 있다면 검찰은 당연히 집단행동을 금한 공무원법에 근거하여 철저히 구속, 수사해야 할 것이다. 자기모순과 독선에 빠져서 자기의 이익에나 골몰하는 권력집단의 행태는 결국 불쌍한 권력의 참담한 몰골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부디 허파에 바람빠지는 소리같은 유치한 짓은 그만하고 많이 배운 자들다운 처신을 해 주기 바란다. 장관이 나가라고 등을 떠민 사실이 없다면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장관의 처사에 불만이 있다면 오히려 장관의 요구에 순응하여 고루하고 잘못된 관행을 스스로 깨뜨리려는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언제든 개혁을 말해 왔지만 현실안주에나 급급해 있던 끝이 바로 오늘의 현실을 불렀다는 사실을 자각하라. 자기정립도 못하는 주제에 남의 일을 재단하겠다는 것부터가 웃기는 일이다.
안산지원 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국민들이 으례 그러려니 하고 믿어왔던 일을 가지고 언론은 난생 처음 당하는 희한한 일인 양 법조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아질 것이라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하철 사고가 부쩍 많아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법조의 일이 그렇듯이 지하철 사고 또한 이제야 그 실상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사회의 부족분을 두루 섭렵해야 할 언론의 행태라는 것이 이 지경인데, 나라의 무엇이 바로설 수 있겠는가. 사령실과의 사소한 말두툼으로 역에 제대로 정차를 하지 못한 전동차가 80여미터를 역주행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힘없는 서민에 불과한 기관사가 왜 그따위 하챦은 일에 목숨을 걸었는지 어이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그는 고단하며 수고로운 손 위에 책임만이 얹혀 있을 뿐이다. 알량한 권력을 손에 쥐고 법을 농락하며 무고한 서민의 삶을 짓밟는 자들의 무책임한 권력이 분산되어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법정의의 실현을 위하여 국가는 어떠한 형태로건 피소된 판사, 검사 등의 명단을 즉각 공개하고 일시적이나마 직무집행을 정지하며 관련 사건들을 공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법조비리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전무한 상황에서는 법조가 무슨 짓을 하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한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법조의 실상을 냉철히 인식하고 나라의 수준을 더 한층 높이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할 일도 못하는 검찰과 법원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을 괴롭힐 뿐이라는 사실을 작금의 실상은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철옹성같은 서열 위주의 조직내에서 판사, 검사 등이 일방 당사자인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판사, 검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국민으로부터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국가는 국민을 위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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