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군산지원의 판사 3명이 평소 지역유지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오다, 이 유지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들 중 한 판사는 평소 친분을 유지해 오던 모 상호저축은행 대표 박모씨가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자 법원의 구속적부심 과정에서 풀어줬다. 박씨는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을 저지르고도 구속된 지 1주일이 안돼 석방됐다.
이 판사는 같은 법원에 근무하던 판사 2명과 함께 박씨로부터 여러차례 골프접대와 향응을 제공받는 등 평소 친분을 유지해 왔다.
이같은 사실은 제보를 통해 대법원에 알려지게 됐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사실 파악에 나서 이들의 비리의혹이 상당부분 사실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군산지원에 재직중인 판사와 그 사이 다른 지역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 판사 2명의 사표를 제출받아 지난달 21일자로 수리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의 사표수리 이유에 대해 그간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사표수리로 사건을 마무리한 이번 조치에 대해 ‘내식구 감싸기’식 온정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법관들의 비리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법원이 과감한 자체 정화노력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2003년 서울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법조브로커로부터 부탁을 받고 다른 판사에게 청탁을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2천5백만원을 받은 변호사가 지난달 인천지방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판사들의 잇단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일부 판사들이 브로커 윤상림씨(구속 중)와 거액의 돈 거래를 수차례 벌이다 돈을 떼이는 등 판사와 브로커의 친밀한 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뼈를 깎는 자정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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