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왜곡해 보도한 혐의로 기소됐던 MBC ‘PD수첩’ 제작진 5명이 20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모두 무죄판결을 받으며 편파판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무죄판결은 정운천 정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PD수첩을 상대로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을 내 지난 2008년7월 서울남부지법과 작년 6월 서울고법으로부터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을 내린 소장판사인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의 성향이 판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 출신인 문 판사는 2000년 사법연수원 수료(29기)와 동시에 광주지법으로 부임해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엔 수원지법 안산지원, 서울동부지법을 거쳐 2008년2월 지금의 자리인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겼다.
이런 문 판사는 이번 판결에 앞서 작년에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천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문 판사는 작년 6월7일 정부의 방북승인 조건을 어기고 북한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행사에 참여해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천재(7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01년8월 당시 피고 이씨 등 300여명은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 공동행사에 참석하겠다며 방북을 신청했다. 정부는 개막식 행사장소가 북한의 이념을 선전하는 3대헌장 기념탑 앞이라는 이유로 방북을 불허했으나 거듭된 요청에 ‘기념탑 관련 행사 참여 금지’ 등을 조건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이씨 등 150여명은 이를 어기고 기념탑 행사 참석을 강행하는가 하면 북측 인사들의 연설에 박수까지 보냈다.
이를 기소한 검찰은 “북한의 통일원칙 선전.선동활동에 동조했다”고 밝혔지만, 문 판사는 “대규모 남북 공동행사의 개막식 자체가 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키 위한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행사에 참석해 박수를 친 행위만으로 이들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이헌 공동대표는 “법원의 판결이 판사마다 사람마다 달라 혼란스러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이른바 ‘공중부양’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근 무죄판결로 불씨가 당겨진 법원과 검찰 간 대립은 이번 PD수첩 제작진 무죄 사건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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